mandu의 와인 이야기
와인 수집가와 애호가가 열광하는 보르도(Bordeaux) 5대 와인 (샤또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샤또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 Rothschild), 샤또 오 브리옹(Chateau Haut-Brion),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그리고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른다는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이탈리아 슈퍼 투스칸(Super Tuscan) 등 귀하고 비싼 와인이 진짜가 아니라면?
실제로 2008년 도멘 퐁소(Domaine Ponsot)를 이끌고 있던 4대 수장, 로랑 퐁소(Laurent Ponsot)는 미국에서 열린 한 와인 경매 시장에 나타나 자신의 와인이 진짜가 아님을 밝혀냈다. 누군가 내놓은 1929 빈티지 와인과 특정 빈야드 와인들. 그에 따르면 1934년부터 도멘 이름으로 와인 병입했고 특정 빈야드 와인은 1982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는데 1929년이나 1945년 그리고 1971년 산 와인이라니. 이 엄청난 사기극을 벌인 인물은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루디 카니아완(Rudy Kurniawan).
루디 카니아완은 1990년대부터 학생 비자로 미국에 머물며 비자가 만료했음에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가짜 와인을 만들어낸 사기꾼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집에서 가짜 와인을 만들기 위한 와인 병, 레이블, 코르크, 나무 상자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와인까지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비해 두고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어 값비싼 와인으로 둔갑시킨 후 비밀리에 수집가에게 판매를 하거나 옥션에 내놓아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그는 부르고뉴 와인을 특히나 좋아했는데 그중에서도 DRC(Domaine de la Romanee-Conti)를 좋아해 닥터 꽁띠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구하기 힘든 와인을 구해 사람들과 마시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와인 구매자이자 판매자로 사치스러운 삶을 살던 그는 와인 수집가의 신고, 옥션 관계자들의 의심 그리고 와인메이커의 끈질긴 수사로 사기꾼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수 백 병의 가짜 와인을 만들어 와인 애호가들을 눈물짓게 한 그는 겨우 10년형을 선고받았고 그나마 다 채우지도 않고 풀려나 2020년 인도네시아로 강제 추방되었다.
가짜 와인은 모두 수거되었을까? 미국 당국은 가짜 샤또 페트뤼스(Chateau Petrus)를 비롯한 수많은 위조 와인을 폐기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의 셀러에서 확보한 진.짜. 와인을 옥션에서 판매해 희대의 사기극에 휘말린 피해자들에게 최대한 보상해 주기로 했다. 아, 그런데 그 와인도 진짜 맞아요?
2020년, 가짜 이탈리아 와인이 한국에 유통되었다는 말이 나왔다. 그 유명한 이탈리아 슈퍼 투스칸, 테누타 산 귀도 사시까이아(Tenuta San Guido Sassicaia). 로이터 통신, 가디언 등은 이탈리아 경찰이 약 4,000병에 달하는 가짜 사시까이아 와인을 만든 일당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터키에서 온 와인 병에 저가 시칠리아 와인을 넣고 불가리아에서 온 나무 상자에 넣어 700 케이스가 유통되었다는 것. 특히 2010과 2015 빈티지 와인이 위조되었다고 전해졌는데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러시아에서 이미 주문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와인 전문가가 아니라면 와인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면 가짜 와인을 피해 갈 수 있지 않을까? 먼저, 와인 레이블을 살펴보자. 특히, 고가의 와인이라면 가짜 와인 유통을 막기 위한 장치가 있을 것이다. 종이 재질, 잉크 번짐, 구김이나 과한 레이블 손상 등을 살펴본다. 하지만 작정하고 진짜 와인을 구매해 레이블을 떼어 내고 빈 병에 붙이고 다른 즙과 섞는다면 마셔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믿을 만한 곳에서 수입한 와인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와인을 수집하거나 와인에 투자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해당 와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도 내가 마실 혹은 수집할 와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중국에서 얼마 전 진짜 같은 가짜 샤또 라피트 로칠드와 펜폴즈(Penfolds)가 유통될 뻔했다고 하던데 조직적인 위조 와인 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가짜 와인, 구별할 수 있을까?
*<타짜의 와인(Sour Grapes, 2016)>: 루디 카니아완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밝히며 값비싼 와인과 가짜 와인 유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마시자 매거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커버 이미지: 도멘 퐁소의 수장, 로랑 퐁소 (출처: Burgundy-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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