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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te Mar 19. 2022

포르테 와 피아노

음악의 다이나믹

안녕하세요 음악큐레이터 뮤트 입니다.


어릴적 피아노 학원을 다녔거나 취미로 악기를 배우셨던 분들은 악보에 나와있는 셈여림 기호를 보셨을 텐데요. 셈여림 기호는 말그대로 음악의 세기를 말하는 기호입니다.


위와 같이 음표 밑에 붙어서 이 음표를 세게 연주하는지 약하게 연주하는지 안내하는 기호입니다.

셈여림을 대표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호에는 우리가 잘 알듯 포르테, 피아노 가 있는데 둘은 각각 세게, 작게 연주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기호를 보고 연주를 하려는 찰나에 어떤 음표에 포르테 기호가 적혀있으면 도대체 이 음표는 얼마나 크게 연주해야 되는지, 피아노 기호는 얼마나 작게 연주해야 하는지?

이정도로 작으면 되나? 아니면 이 정도로 더 작게?? 라는 아주 근본적인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작게로부터 시작해서 크게 연주하는 기호를 나열해보면 피아노 기호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작게 연주해야 하고 포르테 기호가 많아질수록 더욱 크게 연주해야 하는데 이 조차도 어떤 명확한 소리의 크기의 기준이 없어 이 기호만 보노라면 추상적인 느낌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여러분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만 봐서는 이 기호가 단순히 작게 크게를 연주하라고 표시하는 뜻은 분명 아닌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래를 할 때 어떤 부분은 작게 부르고 또 어떤 부분은 크게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어느정도 있는데 그 감은 누가 노래하는지에 따라서 같은 포르테 에도 다른 크기로 부를 수 있고 피아노도 마찬가지인것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그 악보가 이야기 하는 이른바 '음악' 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따라 다른 크기의 소리를 낼 수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이해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라 어떤 작곡가가 악보에 표기한 다이나믹이 그 악보안의 음악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혹은 그 작곡가의 곡의 특징이 음악사의 시대적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 끝끝내 우리는 악보안에 담긴 다이내믹의 크기를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선은 옛 작곡가들에게 돌아가 그들이 생각했던 다이내믹은 과연 어떤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그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우리들은 그들의 다이나믹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궁금하게 됩니다.

시간상 두가지 시대의 다이나믹만 비교하여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Terrassendynamik
계단식 셈여림


음악사 중 바로크 시대의 다이나믹은 이른바 Terrassendynamik 계단식 셈여림 이라고 해서 소리의 크기가 완만하게 선을 그어 변화하는것이 아닌 단계별로 변화하는 식, 그리고 확실히 대조될 만큼 작게 그리고 크게 연주하는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주 건반악기였던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를 예를 들어 위 아래로 건반이 두개가 있는데 오르간의 경우에는 각 건반의 층마다 다른 레지스터를 집어넣어 소리의 크기를 다르게 할 수 있었고 하프시코드도 비슷하게 위아래 층 건반을 모두 누르게 해 건반의 층마다 다른 크기의 소리를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피아노는 건반을 세개 치고 작게 치고 타건의 힘에 의해서 조절할 수 있지만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는 점진적인 소리의 크리를 표현하기가 불가능했습니다.



오르간의 기능을 살펴보면 이렇게 건반을 누르면 공기가 통과하여  파이프에 공기를 불어넣는 원리이고 하프시코드는 줄을 잡았다가 퉁기는 방식이라 아무리 건반을 세개 누른다고 한들 건반에 의해서 즉 직접적인 타건에 의해서 소리를 조절할 수 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악기의 원리를 바탕으로 바로크 음악들은 주로 소리가 강력하게 명확히 대조되는 다이나믹을 선호하였고 그것을 통해 음악적 표현을 좀더 극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나믹은 인간의 영혼을 표현하는 도구


바로크 이후로 부터 이러한 다이나믹의 부족한 기능들을 보충하기 위해 혹은 다이나믹이 해줄 수 있는 음악적 표현을 좀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악기의 계량, 연주법 개발 등을 통해 다이나믹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악기의 발전이 소리의 점진적인 크기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다보니 그 결과 다이나믹이 음악에서 할수있는 역량이 늘어나다 보니까 좀더 활발하게 다이나믹을 음악에 사용하였고 풍부해진 다이나믹의 표현은 사람의 감정과 느낌을 좀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후의 작곡가들은 다이나믹을

»Überraschende und scheinbar Disparate, das Abwechseln des Gefälligen und Rührenden, Heftigen und Matten« aus den momentanen Verdichtungen des Gefühlslebens erzeugt«, als »Phantasiemusik aus der Seele heraus«

' 개인의 삶의 감정적 표현을 나타내는 도구, 경쾌하고 차분한, 강하고 약한   가지의 놀랍고 명확한 소리의 대조는 인간의 영혼으로 부터 나오는 음악이다' 라고 표현하였고 음악의 멜로디와 테마의 구성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에 어울리는 다이나믹을 사용하여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새로 발견한 크레센도 디크레센도 등의 좀더 디테일한 강세의 변화는 음악에 클라이막스 라는 부분을 이끌어 내어 좀더 드라마틱한 음악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다채로운 다이나믹의 강점을 아주 잘 활용한 작곡가는 바로 베토벤 입니다.

베토벤의 다이나믹은 그의 삶과 고통에 대한 의지와 본인의 성격적인 결함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앞전의 작곡가들보다 더욱 에너지 있는 다이나믹을 제시한다 라고 칭함을 받고 있습니다. 포르테 피아노, 스포르잔도, 수비토 피아노 등의 영리한 기술을 통해 휘몰아치는 감정과 음악의 클라이막스를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포르테피아노는 그 음표를 세게 치고 곧바로 다음 음부터 작게 치는것을, 수비토 피아노는 그 음표를 갑자기 작게 치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베토벤의 다이나믹 작법만 보아도 음표 하나하나의 셈여림을 디테일 하게 표현하는것이 마치 자신의 격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사에서 다이나믹은 악기의 계량, 공연장의 크기, 청중의 인원수, 녹음기술의 발달, 등 음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들에 의해 계속 발전을 거듭합니다. 기능적인 역할에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로, 후에는 작곡법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음악의 다이나믹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들을 소개하면서 좀더 디테일하게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아직 저도 다이나믹에 대해 공부할 것들이 산더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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