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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Aug 03. 2022

엄마, 출근해?

퇴근하고 아이와 저녁밥을 먹다 아이가 꺼낸 말, "엄마 출근해?" 

"아니, 오늘 출근했다가 왔어 이따 코잘거지"


그리고 그 다음날도 저녁에 아이 입에서 같은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듣기까지 매일매일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출근 전까지 아이 맘을 다독여주고 갔는지 모른다.


아침 당직을 하는 날이면 오전 7시 20분, 늦어도 25분에는 들어가야 당직 시간에 오는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다.


내 아이가 다니는 동네 어린이집은 오전 8시 30분에 가도 신발장에 아이 신발 한두 켤레 있는 게 전부인데 직장인 어린이집인 여긴 7시 30분 땡 현관문을 열면 우르르 몰려든다.


그러니 이 시간에 지각은 금물, 조급한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선 아이를 깨우지 않고 출근하거나 아예 일찍 일어난 아이와 한참을 놀고 아침 식사도 챙겨 먹인 후에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이의 입에서 "엄마 같이 가~" 이야기도 종종 듣는데 대부분은 잘 타일러 나보다 출근이 늦는 남편에게 맡기고 나오거나 잠든 남편 옆에서 다시 잠들기 바라기도 한다. 남편이 여유가 있는 날에는 다 함께 내가 다니는 직장을 갔다가 나를 내려주곤 '안녕' 한다.

헤어지는 것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직장 앞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얼른 사서 남편과 아이 손에 쥐어주곤 들어온다.


그러면 그걸 먹느라 오물오물 조용히 온다고 한다.


나는 매일 갈등한다. 가끔은 직장에서 일하는 이유를 찾기도 하고 사고 싶은 것이 있어 일하기도 한다.


퇴근 후 함께 하는 것이 힘들어 '아 아직은 일할 때가 맞구나' 싶기도 하고.

나의 자기 발전을 위해 일한다고 수십 번 되뇐다.


엄마인 나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집에서 지내는 것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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