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곰 Sep 16. 2022

스페인 대신 제주라도 가야지

(육아기 이전)

1월, 한국은 겨울이라 추운 계절이지만 스페인이라면 뜨거운 태양이 가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남편이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니 렌터카를 빌릴까? 생각을 했다가 언어가 안되는데 불편하진 않을까 싶어 패키지여행으로 예약했다.

비행기로 몇 시간이나 날아가는 것이 어렵겠지만 아기가 없으니 지금이 기회다 싶었다.     

그런데, 12월이 되어 종일 피곤함을 느끼더니 배가 아픈 것도 같고 느낌이 이상해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니 선명한 두줄!!

기다렸던 임신이라니! 그런데 웬걸... 스페인 여행을 앞두고 임신이라니, 이걸 부모님께 어떻게 알리지, 알리지 말고 둘이서 여행을 다녀올까?

한참을 고민하다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저... 1월에 스페인에 가려는데 임신 초기인데 괜찮을까요?

“하하하, 그럼요! 다녀오세요!” 

“아, 정말요?” 

“그럼요, 아빠를 보세요!”      

아빠를 보세요, 라니... 아마도 그건 아빠가 건장하고 건강하니 괜찮을 거라는 이야기? 였던 것으로 이해했다.

나이가 지긋한 의사 선생님께 여행을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도 한참을 망설였다, 부모님께도 임신 소식을 알리고 며칠 후에 결국 여행은 취소하고 말았다.

아이를 낳고 함께 여행을 가겠다는 나의 새로운 의지와 함께 임신 기간을 잘 보내겠다는 것, 스페인에 마요르카 대신 제주도의 눈이라도 신나게 보겠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취소할 수 있었다.      

차디찬 제주 바람은 참 낯설기도 하고 졸리기도 했다.

그런 적이 없는데 호텔을 벗어나기 어려웠고 낮잠을 늘어지게 자기도 했으며 구역질이 얼마나 나던지 먹는 게 어렵기도 했다.     

스페인에 안 가길 잘했다 싶었다.


작가의 이전글 언제 혼자 식사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