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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Mar 18. 2023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겠어

(구본형 작가의 책을 읽다가)

구본형 작가의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이 있어 나의 삶도 끄집어내 본다.


어느 날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소설이나 시는 아니었다. 그럭저럭 살고

있는 사람을 차가운 물속에 처박아 넣거나 가슴에 불을 싸지르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42쪽)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 쉽게 자신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매일 일을 하고 먹고 마시지만 정작

자신은 없는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듯하다. (43쪽)


문이 열려 있는 곳, 갖고 있는 것을 가장

쓸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그 일에 엎어져야

한다. (44쪽)


책 속의 글귀를 읽다가 나의 시절도 생각이 났다.


나의 고3 때 꿈은 승무원이 되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깔끔한 겉모습, 내가 학생이던 시절, 드라마에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종종 나왔었다. <호텔리어> 드라마가 흥행을 하던 그 시기에는 호텔경영학과가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처럼...


그렇게 내 눈에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고 아름다운 미소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고등학교 때 승무원이 되는 대학교에 가는 시험을 치르기도 했고 관련 없는 다른 대학교, 전공에 들어가 타 대학교에 다니는 승무원 지망생들과 따로 스터디반에서 공부를 했었다.


키가 조금 모자라 키가 커지는 운동을 하기도 하고 골반교정을 받기도 했다.


그 당시에 연습했던 스마일~ 덕분에 아직까지도 증명사진 찍는데 어색함이 없다는 것은 고마운 사실이다.


그렇게 나는 잠시 아름다움, 멋짐, 화려한 겉모습을 가진 직업에 빠져있었다.


지금에서야 꼭 화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스터디도 하고 공부를 하던 중, 승무원이 주말에 정기적으로 휴식할 수 없는 등의 여러 이유로 나를 합리화시켰고 전공으로 취업을 했다.


그 이후, 어린이집에서 영어강사로도 일해보고 비서로 일해 보기도 했으며 다양한 회사에서 사무직 알바, 주민센터에서 몇 달간 아르바이트식의 일도 해봤다.


오전에는 어린이집 영어강사,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방과 후교사로 일하는 투잡을 하면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니면 풀타임잡이 낫겠어, 생각하던 중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인 어린이집 교사로 되돌아간 것이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나이가 서른이 다되어 신입이 되니 불편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에 일하는 기관이 상당히 보수적, 체계적이라 지금 말로 꼰대가 가득한 곳이라 내 어깨는 매번 움츠려 들었다.

교사로 일하면 교재교구 만들기는 기본이다.



그 어깨가 날개로 변할 즈음, 나는 이전보다 나은 곳으로 이직을 했고 나의 역량도 발휘할 수 있었다.


- 오늘은 여기까지 써볼게요.

구본형 선생님께서도 자신이 못하는 것 투성이었다고 표현하신 것, 작가가 되려는 초기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 저의 옛날 모습을 고백해보고 싶었어요. 다음 편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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