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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May 17. 2020

똥싸개, 오줌싸개는 우리 아기가 아니라.


오줌싸개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배변훈련이 되지 않은 아이, 오줌을 가릴 줄 알지만 실수로 오줌을 싼 아이를 놀림조로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배변훈련도 안된 아가들은 기저귀를 착용해 언제 어디서든 쉬야를 하니 그런 말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집 근처 빵집에 들렸다 커피도 마시고 싶어 바로 카페에 들렸다.

인테리어가 예뻐 애정 하는 곳 중 한 곳인데

아기를 데리고 들어가기엔 너무 조용해 적합하지 않지만 보통은 포장해오는 일이 많으니 오다가다 들리는 편이었다.

그날따라 왜 갑자기 커피는 마시고 싶던지...


아침에 어머님이 집에 오셔서 함께 지내느라 화장실 가는 걸 까먹었고 집에서 급히 나오느라 화장실 가는 걸 잊었다.


화장실이 급하다는 건 커피 주문을 하고 나서야 생각했다.


바로 코 앞이 집이니 서둘러 가면 되겠다, 싶었는데

불안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던지.


화장실에 서둘러 갔으나 불편함을 느낀 아가는 울고 바지는 이미 젖었고...

창피했지만 용기를 내어 테라스 쪽 숲길로 유유히 걸어 나왔다.


혹여나 산책을 나선 다른 이들의 눈에 띌까 봐 아가와 길가 나무도 한참 관찰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누구를 만날까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출산 이후 엄마의 소변 조절 능력은 왜 이렇게 떨어진 건지...

나만 그런 건지.

출산 이후 비교적 성실히 운동을 하는 편에 속하는데도 아직은 멀었다.


또 그런 일도 있었다.

아기랑 있다 보니 주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데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먹는 날이면 바로 화장실로 갈 때가 있다.


주말 가족모임 후 맛집에서 포장해 온 만두를 먹고는 아기를 뒤로 하고 화장실로 달려간 적도 있고, 아기 의자를 화장실 앞에 놓고 마주 앉아 방긋방긋 웃어주며 볼 일을 본 적도 있다.


엄마들이 아기 때문에 화장실 한번 편하게 못 간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나도 그럴까, 설마 했는데 이제 8개월이 지난 요즘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9개월, 10개월... 아기가 자랄 때마다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능력과 마음도 건강해지길 스스로 늘 바라고 공부하고 있다.

엄마들이여, 작은 일에 마음 아파하지말고 마음을 굳건히 먹어보자.

<브뢰셀의 오줌싸개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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