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일이 있어 토요일인데도 밤 12시가 넘어 들어왔다.
평소라면 토요일 5시쯤 올 텐데 일도 많다 하고 장례식까지...
요즘 같은 때에 친할머니 장례식이라니, 코로나로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인데...
하지만, 우리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찾아주신 한 분 한 분을 감사하다 하지 않았는가.
슬픔의 무게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고 객관적일 수 없기에 다녀오라 했다.
주말, 시간은 왜 이리 안 가는지 거실에서 놀다 끌차도 태웠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게 물놀이였다.
아기 욕조를 베란다에 놓고 찬물과 더운물을 섞어 받아두고 나는 아기 옆에서 망가진 분수와 돌을 씻어냈다.
이럴 때만이라도 쉬면 좋을 텐데.
게으르지 못한 여자, 엄마의 삶이란...
아기가 분수를 처음 본 날, 눈을 떼지 못하는 걸 보고 이때다 싶어 씻는데 잠시 후회했다.
그래도 아기를 위한 그 마음이 예쁘지 않은가.
분수를 넣을 돌도 무겁고 피곤해서
며칠 뒤에 완성했지만 내 마음을 담아 아가 앞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
그렇게 주말의 끝자락은 잘 지나가는 듯했다. 물놀이도 시키고 이유식도 만들고 힘들긴 해도 낮잠도 재웠다.
토닥토닥
내 양팔을 스스로 쓰다듬어주었다.
오늘도 잘 지나갔구나.
나란 사람은 스스로를 칭찬하고 만족시키길 좋아하는 여자라 힘든 과업을 성사시킨 날이라면 작거나 큰 보상을 주어야 한다.
평일은 그렇다 쳐도 주말에 홀로 보내는 건 왜 이리 어려운지....
아기 엄마의 분에 넘치는 투정은 아닐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