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본 자만이 공유하고,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것에 관하여
2020.11.07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델라웨어 월밍턴 대국민 연설 중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미국 대선. 이번 미국 대선은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의 두 후보를 두고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포함 미국과의 이해관계를 지닌(거의 모든 나라겠지만) 국가들에 중요한 문제로 다가왔을 것이다. 결국 그 끝은 났고, 이후에 부통령에 당선된 카멀라 해리스의 연설이 있었나 보다.
사실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소개되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었던 당시의 센세이션(?)이라고 해야 하나. 말하자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대통령보다 훨씬 '젊은', '여성'에 '흑인'이라는 배경적 요소 때문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미국 내 유색인종을 둘러싼 인권 문제는 여전히 고착화되어 있는, 누군가에게는 타협 불가능한 요소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충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충격은 위에서 언급한 그녀의 연설 영상을 통해 다시금 이어졌다. 미국인도, 흑인도 아닌 내가 다 울컥해버렸다. 뭐랄까, 지금껏 미국의 역사에서 거의 지워지다시피 했던 흑인들의 존재와 정체성이 이 연설을 기점으로 살아나는 느낌이었달까. 눈가가 촉촉해진 상태로 연설을 보고 있는 흑인, 이미 울고 있는 흑인들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 연설의 진정성을 대표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지만 사실 어떤 일을 직접 겪어 본 자들만이 공유하고, 공감함으로써 연대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분명 존재하는데, 카멀라 해리스의 경우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소수자의 경험과 입장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기에 이것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인 견해를 배제하고서 봐도 한 명의 국민과 개인에게 위로이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