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다 무심코 나온 상대방의 깊은 속마음에 조금은 당황했지만 당황스러움을 내뱉는 대신에 술 한잔 기울이며 '그렇구나'하고 묵묵히 대답해줄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자인데 남자를 좋아하고 화장을 좋아하며 분홍색을 좋아한다는 말에, 여자인데 여자를 좋아하고 화장을 좋아하지 않으며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말에 '그렇구나'라고 대답해주며 성별을 넘어 개인의 취향대로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치 늘 해오던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이야기처럼, 어젯밤 먹은 맛있는 야식에 대한 이야기처럼 어떤 사실이던 간에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칠 수 있는 그리고선 아무렇지 않게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은 치킨과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오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말에, 초콜릿과 사탕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아이와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마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별다른 취미가 없다는 말에 물음표 대신 온점을 찍으며 '그렇구나,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세상
구태여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나'가 '나'라서,'너'가 '너'라서 목적이 되고 설명이 되며 그 자체로 전부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