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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며들다 Feb 08. 2023

내 나이 마흔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작가, 오늘부터 1일.

내가 세상에 나오고 지구는 태양을 마흔 번도 더 넘게 돌았다.

주민등록증이 나오고 성인이 된지는 스무 해 가 더 넘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나오고 엄마가 된 지도 십 년이 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마흔둘에 덜컥, 공식 작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긴 했었다. 막연하게 그냥 작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장래희망을 적는 란에 소.설.작.가라고 아주 허무맹랑하게 적어 냈던 기억이 있다.

책도 제대로 읽지 않고, 일기도 꼬박꼬박 쓰지 않던 내가 진로에 작가를 턱하니 적어 냈으니 왜 꿈이 작가냐고 묻는 담임의 말에 부끄러워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나는 그 꿈을 바로 접었다. 정확하게 짚자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으니 꿈을 접었다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꿈이 다시 스멀스멀 내 속에서 살아난 것은 아이들을 키우며 책을 하나씩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것은 '내가 이렇게 남의 글만 읽어서 되겠나~ 나도 언젠간 나의 언어로 된 나만의 책을 출간해봐야지.' 하는 뜬구름 잡는 생각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때는 그 일이 참으로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졌었다. 작가라는 꿈과, 현실의 나 사이에는 커다란 벽 하나가 놓여 있는 느낌으로 그 벽을 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내가 무언가가 되고자 선포하기 시작하면 우주가 성심껏 도와준다는 그 말이 하나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먼저 내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사람들, 글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로.... 나는 그분들을 지렛대 삼아 배우고 익히고 도전했다. 그리고 장대높이 뛰듯 그 벽을 넘어 나도 작가가 되었다. 이젠 또 다음의 목표인 출간을 위하여 매일 배우고 생각하고 쓰며 달려본다.





1살에 탄생의 시작을,

20살에 성인의 시작을,

30살에 엄마의 시작을 외쳤던 것처럼,


마흔둘,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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