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패키지여행의 진정한 맛

패키지여행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자유여행만이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강력한 믿음 덕분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예스진지 버스투어’를 가게 되었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낮은 기대감으로 여행 전 설렘도 없었다. 여행 시작을 위해 타이페이역에서 다 같이 모이는 낯선 경험도 불편한 기분이 들게 할 뿐이었다.

그때 여행 가이드 경력 20년의 장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대만의 역사, 타이페이 여행의 팁, 맛집 정보 등 모르는 것이 없었다. 예류로 가는 버스 안에서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의 설명에 시간 가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 없었다. 첫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나눠주는 버블티, 더울 때쯤 제공되는 시원한 생수, 스펀의 닭날개 볶음밥, 진과스의 광부 도시락은 자동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여행지별로 제공되는 포토타임은 덤이었다


어느 순간 패키지 투어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항상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기 바빴던 여행에서 느긋하게 달리는 창가의 풍경을 즐기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런 여행만이 옳다라며 고집을 부렸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여행은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유여행에서 오히려 자유로움을 못 느낄 수도 있고, 패키지여행에서 더 많은 자유와 여유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여행자가 받아들이기 나름 아니겠는가. 여행을 떠나기도 전부터 단정 짓는 것은 여행자의 올바른 자세는 아닐 것이다.

마음을 열고 다양한 여행의 형태도 시도해 보고 받아들이려고 해 본다. 다음 여행지는 어느 장소에서 어떤 형태로 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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