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따오] 여행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나에게 여행이란, ‘빠르게 많은 곳을 효율적으로 보는 것’이었던 시절이 있다.


2박 3일 칭따오로 여행을 떠나면서, 나의 목표는 여행책에 나온 모든 명소를 모두 정복하는 것이었다. 2박 3일이라는 시간에 모든 것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이동하고,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여행은 일종의 미션이자, 해내야만 하는 무언가 였다.


칭따오 중국 유학시절, 처음으로 외국 친구들이랑 떠났던 여행지였다. 당시 한국인 멤버들의 목표는 대체로 나와 비슷했다. 그러나 2개의 관광지만을 정복한 오후 2시,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외국인 친구들은 스타벅스에서 한없이 늘어져 있었다.


“지금 뭐하는 거니? 이제 2개의 관광지만을 갔을 뿐이라고, 빨리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우리에게 이렇게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큰 축복이자 여행하는 이유야. 우리는 관광지를 모두 갈 생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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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뭔가 뒤통수를 쎄게 맞은 느낌이었다. 여행이 관광지를 모두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 여유를 즐기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 나에게 여행은 과정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얼마나 유명한 곳에 가서 유명한 관광지를 모두 돌아보느냐 보다는,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느냐가 중요해 졌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쏟아지는 햇살, 산들거리는 바람 속에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늦은 저녁 편의점을 몽땅 털어 사랑하는 사람과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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