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마음

by 한승우

생각이 생각을 키우고

그 커져버린 생각이 불안과 두려움이 되어 나집어삼킨다는 사실을 나는 알아

근데 뭐 어쩌겠어

알아도 그게 내 맘대로 안돼


태어날 때에 모두가 마음이라는 맑고 투명한 유리공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보자

내 유리공은 이미 깨진 지 오래고 안은 텅 비었어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삶과 다르게

나는 나만의 길을 직접 창조하며 나아가고 싶었어

더 콰이엇 형이 말했던 것처럼 남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근데 이 길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 꺼진 터널과도 같아

쓸데없는 생각을 멈추고 지금 내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에만 집중하는 게 말이 쉽지

당장 바로 코앞에도 무엇이 있을지 모르니 쉽지가 않네

차라리 호랑이 한 마리가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생각이 생각을 키우고

그 커져버린 생각이 불안과 두려움이 되어 나를 집어삼킨다는 사실을 나는 알아

근데 뭐 어쩌겠어

알아도 그게 내 맘대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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