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

by 한승우

손톱깎이로

길어져 지저분해진 손톱을 잘라내듯


내가 깨어있는 동안

나와 항상 함께하는 그림자를

내 어두운 부분들을

잘라내어 버릴 수는 없을까


남들보다 예민한 내 성격은

계속해서 내 그림자의 크기를 키워댄다


손톱깎이로

길어져 지저분해진 손톱을 잘라내듯

나와 항상 함께하는 그림자를

잘라내어 버릴 수는 없을까

그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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