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도대체 그게 뭔데.
나는 사랑받고 싶은 여자다.
대단한 사랑이 아니어도 괜찮다. 누군가의 눈빛에서, 말투에서, 손끝에서 '너를 아끼고 있어'라는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엄마이고, 때로는 누군가의 딸이다.
그 역할에 충실한 삶 속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은 자주 흐려진다.
사랑을 주는 쪽에 너무 오래 서 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랑을 받고 있는지조차 헷갈리게 된다.
남편은 고맙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내게 안긴다. 부모님은 늘 걱정하고 챙기신다.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그런데도, 마음 한편이 자꾸만 묻는다.
“나는 지금, 정말 사랑받고 있는 걸까?”
그 물음은 외로움과 비슷하고, 어떤 날은 허기와 닮아 있다.
온전히 나를 향한 시선, 내 안의 고요한 결핍을 바라봐 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릴 적엔 사랑이 그냥 저절로 찾아오는 줄 알았다.
눈빛만 마주쳐도 설레고,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됐다.
사랑은 그냥 되는 게 아니라, 노력하고 맞춰가는 일이라는 걸.
함께 살아간다는 건
나도 지치고, 너도 피곤한 하루 속에서
그래도 다시 한번 서로를 바라보려고 애쓰는 일이라는 걸.
그런데…
가끔은 나만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순간이 있다.
혼자서만 맞추고, 혼자서만 참고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럴 때마다 마음이 살짝, 상처를 입는다.
말은 하지 않아도, 속으로 자꾸 아프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숨긴 채, 나는 오늘도 나를 돌본다.
문득 거울을 본다.
그 안의 나는, 조금 지쳐 있다.
머리는 질끈 묶여 있고, 얼굴엔 화장기 하나 없다.
그런데도 나는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
왜냐면, 그것도 나니까.
사랑받고 싶은 여자는, 바로 이 모습으로 살아내고 있는 여자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가족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나는 나를 사랑하려고 애쓴다.
그 애씀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봐야 할 사람은, 어쩌면 ‘나’ 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조금씩, 내 편이 되기로 한다.
스스로를 돌보고, 마음을 다독이고, 좋아하는 걸 조금 더 해보기로 한다.
차가운 물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고, 무심코 넘기던 음악을 가만히 들어보고, 오래 잊고 있던 책을 다시 펼쳐 본다.
그렇게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들을 하나씩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나는 사랑받고 싶은 여자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랑받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다.
남의 눈에 비친 내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따뜻하게 끌어안을 수 있는 내가 되어.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나직이 되뇌어 본다.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다시 하루를 살아낼 힘이 생긴다.
by 주디의 작은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