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이야기 2
음악과 이야기 2 : いきのこり●ぼくら (살아남은 우리들)- 青葉市子 (아오바 이치코)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오바 이치코의 2013년 발매작 '0' 앨범의 1번 트랙
'慣れなきゃ'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돼)
감정의 역치가 낮은 사람을 동경한 때가 있었다. 동경은 이해로부터 가장 먼 감정이라 했던가. 그 말이 사실인 양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작은 일에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그만큼 어떤 일에 크게 아파하기도 한다는 것을 후에야 알았다.
세상의 바다에는 아름다운 유리조각이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다. 호기심으로 부주의하게 다가간다면 지울 수 없는 외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아픔을 느끼지 않는 법을 배워 나간다. 아픔을 느끼지 않는 방법을 다루는 지침서가 마치 상처가 생기지 않는 법을 의미하는 것처럼 팔려 나간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다친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은 본능에 새겨진 생존 원리이다. 그 신호를 무시하던 사람들, 어디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일순간에 무너져 내린 이들을 너무나 많이 나는 흘려보냈다. 그런 골 아래 강을 내려다보지 말라고 배웠지만 나는 그것을 어겼다. 어쩌면 후회하고 있을까. 나는 맥이 풀린 그 눈동자를 아직까지 잊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픔을 느끼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항상 잘 웃고 작은 호의에 고마워하던 그 친구가 아끼던 이를 잃은 후 너무나 크게 아파하는 모습을 보았다. 몇 년간 연락이 거의 닿지 않았다. 다시 소식을 들었을 때 그의 모습에서는 예전의 웃음기를 찾을 수 없었다.
안타까웠다. 차마 딛고 일어나라는 용기도, 어떤 도움이 되는 조언도 전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얼마나 고통이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무뎌지는 것만이 살아가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또 충분히 아파할 시간이 그에게 필요했겠지만. 어느 쪽도 답이라 하기 어려웠다. 단지 그가 너무 아프지만은 않기를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상처가 생길 일 없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무뎌지는 것과 마주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을 감히 선택해야 할까. 그것을 매번 고를 수는 있을까.
그럼에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상처를 온전히 마주하고 인식하되 결국에는 견디고 무뎌져야 한다고. 이 노래가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말하는 듯했다. 아픔을 달래는 섬세한 가사와 선율의 감각. 익숙해지되 냉혹해지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까. 되짚어 볼 때면 나는 이 곡을 찾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