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이야기 31 -아이묭 10부작 제2부
음악과 이야기 31 : ふたりの世界 (두 사람의 세계) - あいみょん (아이묭)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의 2017년 발매작 '青春のエキサイトメント(청춘의 익사이트먼트)' 앨범의 5번 트랙
'あまり優しくないし
그다지 상냥하지 않고
仕事ばかりだけれど
일밖에 모르지만
この前2人で見に行った
이전에 둘이서 보러 갔던
ライオンの赤ちゃん'
아기 사자
'そばにいるだけで幸せだなんて
'곁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라니
私そんなこと今まで一度も思ったことないわ'
나 그런 것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어
'大好きで ちょっと嫌いで 今がある'
너무 좋아하고 조금 싫어해서 지금이 있어
아무개는 삶은 끝없는 모험이라 일렀지만 나는 그 모험의 끝이 어딘가로의 정착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목적 없는 여정을 꿈꾸며 길을 나섰지만, 여로의 소회는 언제나 무언가가 내 걸음을 세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여행객으로서의 아쉬움은 언제나 객(客)의 특권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머물러 산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설렘이 시든 자리에 권태가 피어난 현실에는 영원한 낙원도 광장도 없이 겨우 돌아갈 집이 있을 뿐이다.
여행의 귀로에서 나는 방향타를 고쳐 잡았다. 여태껏 가장 빛나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그 시도가 도리어 당장의 눈앞을 가리고 있었다. 계속 헛걸음치기만 했다. 반대로 마치 등대처럼 나 언제든 돌아올 길을 배웅해 주는 존재를 두고서 긴 산책을 떠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이상향으로의 정착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집, 곧 나의 가장 편안한 안식처를 꾸리고서는 마음을 비우고 여정을 나섰다면 어땠을까.
그러한 집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떤 존재에 있어서든 그것에서 영원한 안녕과 만족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안온함은 권태로, 정박은 제약으로 쉽게 형태를 달리한다. 보호받고 사랑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면 역으로 누군가의 보호하고 사랑하는 일이 무가치한 노동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전달하느냐와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분명 구분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건네받은 쓸모없는 무언가가 분명 그에게는 값진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렇듯 집의 의미는 쉽게 퇴색되지만 재고하는 일만으로도 쉽게 복권될 수 있다. 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다만 내가 언제나 가까워지고 멀어질 뿐이다.
많이 좋아하지만 가끔은 싫어질 때도 있는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외부로 통하는 문을 닫고 들어오면 우리에게는 둘만의 독립된 세계가 있다. 방문을 하나 더 열면 그 안에는 각자의 세계가 있다. 가끔은 보여주기 싫어 문을 꼭 잠그기도 하고, 또 너저분한 방 상태를 보고 괜히 화가 나기도 한다. 정리 좀 하면 좋겠다고. 나와서 이것 좀 같이 하자고. 오늘은 언제 들어오냐고. 여러 말을 들여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우리는 둘만의 특권에 세 들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아마도 아이묭의 이 곡에서의 방점은 그래서 '지금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늦지 않은 지금이 내게 주어졌다면 돌아오는 길에 그가 좋아하는 귤 한 봉지를 사들고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