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속 단상 _ 나이트메어 앨리

괴인은 대물림되는 것인가!?

by HUMON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괴인은(악몽은) 세대에 거처 대물림 되는 것이다"


오래전 tv 광고 중 나폴레옹이 만약 파리가 아닌 산골 오지에서 태어나 열정도 없이 그곳에서만 살았다면 세계를 호령했던 프랑스의 황제로 기억되지 않았을 것이며 한낱 산골의 키 작은 양치기로 살았을 것이다.라고 하는 소재의 광고가 있었다. 그만큼 인간은 자신이 처한 주변 환경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문득 이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를 보면서 그 광고가 떠올랐다.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처해진 환경에 따라 사람은 만인의 존경을 받는 상류층의 지식인으로 살 수도 있고, 또는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조롱을 받는 하류계층의 유랑극단에서 볼거리로 전락한 폐인이 되어 버린 괴인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 “나이트메어 엘리”는 명석했던 한 인간이 어떻게 한낱 볼거리에 불과한 괴인으로 추락하는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초 중반 스탠턴은 짐승처럼 쇠창살에 감금된 체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는 유랑극단의 괴인을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방법과 유랑극단의 단장을 통해 그의 상술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생각해 보면 영화 속 괴인의 의미는 산 닭을 잡아먹는 짐승과도 같은 괴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살이에서 실패하여 폐인으로 전락한 인간의 모습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 알게 된다. 이는 유랑극단의 괴인의 모습인 동시에 과거 스탠턴의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며, 미래의 스탠턴 모습을 예언하고 있는 것이었다. 괴인을 조금 더 큰 의미로 확장해 보면 영화 시대상의 2차 세계대전 세대인 스탠턴 와 앞선 아버지 세대인 1차 세계대전 세대의 인간들을 지칭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탠턴은 사랑하는 여인인 몰리와 극단에서 배운 독심술을 토대로 야심 차게 뉴욕으로 진출해 상류층을 상대로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화술로 현옥 시키며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듯이 스탠 터는 더 높은 욕망을 향한 위험한 도박으로 인해 결국 릴리스의(악마들의 대모와 같은 이름) 덧에 걸려 나락으로 추락하는 신세가 된다. 스탠턴은 사람들을 화려한 언변들로 현옥 시키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 악몽에서부터는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이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스스로는 벗어났다고 타인을 현옥 시키듯이 화려한 화술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상징이 바로 술과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로 대변된다. 그가 그토록 금주를 지키고자 했던 이유는 바로 주정뱅이로 인생을 망처 버린 아버지의 전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처음엔 스탠턴의 시계의 의미가 아버지를 기억하고자 하는 유품정도로만 생각했었다. 다시 되돌아보니 유품이 아닌 자신은 결코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겠다는 스탠턴의 의지의 표식이었구나 하고 생각된다. 스탠턴은 결국 성공에 도치되어 자신의 신념이었던 금주를 깨고 술을 마시는 순간 아버지와 같은 실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로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의지의 표식이었던 아버지의 시계를 술과 교환하는 순간 그는 그가 그토록 혐오했던 아버지와 같은 괴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과거 유랑극단 단장에게 들어 괴인을 만드는 상술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숙명처럼 그 길을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과거 스탠턴이 고의로 아버지를 죽게 만드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그의 잔인성보다는 과거 유년시절 그가 얼마나 아버지로부터 고통을 받았는지를 인지하게 되는 애처로운 장면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를 부인하며 아버지와 같은 괴인으로 살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 치며 살아왔던 아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애처롭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그가 아버지처럼 실패했던 이유는 과거를 지우고자 만 하였을 뿐 과거와 화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결과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다. 과거와의 화해와 치유가 아닌 회피만을 선택한다면 비록 곁으론 지워져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여전히 얼룩이 마음의 상처가 존재하다란 사실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했다.


그동안 감독이 보여준 영화의 악몽들을 만약 현실로 구현된다면 전작들의 영화들처럼 시각적인 판타지적인 악몽의 장면들이 아닌 현실에서는 평범하고 일상 속의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 내는 악몽의 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감독이 전작과 다르게 이 번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한 모습이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가 속이고 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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