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서, 조금만 촉각을 세우면 삶의 기쁨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다.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가을 분위기를 내고 싶어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었다. 지하철을 타자마자 벗어야할 운명이었지만(...). 겨드랑이 사이를 훑고 지나가는,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바람에 쉽게 들뜬다.
출근길에 새로나온 윤석철 트리오의 앨범을 발견하고 기뻤다. Sugar Planet이라는 전시 ost로 나온것이라는데, 다섯번째 트랙의 Choco Pool을 듣다가 길에서 춤을 출뻔 했다. 까딱까닥, 손과 발이 나도 모르게 움직였다. 오늘 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ost였다. (하루종일 이 음악만 반복재생했다).
팀장의 피드백을 받다가 조금 짜증이 나서 표정관리가 안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보낸 하루였다. 종이인형처럼 팔랑팔랑 걸으며, 오늘도 사람들에게 실없는 소리를 하고 다녔다. 다음주엔 (내 송별회겸) 한강에 가자는 약속도 잡았다. 놀 에너지가 있다니, 얼마나 긍정적인가!
퇴근 후엔 과장님과 쌀국수를 먹고 청계천을 걸었다. 말없이 흐르는 물만 보고 있어도 좋았다. 집에 가자마자 일기를 써야지, 하는 생각으로 달려왔다. 침대에서 일어날 줄을 몰랐는데. 집에서 뭔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일기를 마무리하고, 요가를 하고 자야지. 훌륭한 월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