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아을
모처럼 의욕적으로 집을 나섰다. 최근에 새로 생긴 을숙도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비엔날레를 보려고 큰 결심을 했다(집에서 을숙도 까지는 한시간 반 이상이 걸린다). 다시 화창한, 니트 반팔을 입었더니 딱 좋은 날씨였다. 혼자 이렇게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딜 가는게 얼마만이었나. 이 좋은 가을날씨에 백수가 된 게 새삼 신나고 감사했다. 요즘 옛날 노래들을 자주 듣는데, 김현철의 '오랜만에'와 죠지가 부른 서울디깅클럽 버전의 '오랜만에'를 함께 걸으며 걷고 있자니. 나 무슨 뮤직비디오 주인공 된 것 같쟈나. 절로 고개가 까딱까딱 해지고 발뒤꿈치가 가벼워지는 bgm. 20대 때는 늘 이렇게 어딘가로 쏘다니곤 했었는데. 이해도 못하는 예술영화 보러 다니고(끝끝내 이해 못했지만 봤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힙함에 취해있던 시절).
하지만 왠걸, 하필 찾아간 월요일은 휴관일이었고. 허탈했지만 맞다, 여기 을숙도 생태공원이 있었지, 싶어 바로 목적지를 수정했다. 그렇게 간만에 - 무려 평일 오후에 부산에서 - 느껴보는 가을이었다. 한가로운 사람들, 가족끼리 연인끼리 나와 핑크뮬리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나도 한껏 여유로움을 즐겼다. (인스타를 안하니 여기에라도 남겨놔야지...)
죠지 - 오랜만에 (디깅클럽서울 버전) https://youtu.be/lotCMV_He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