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신혼여행 다녀온 친구가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 서점에 다녀왔다며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걸 흘려 들었던 나는 그런 서점의 존재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유럽 여행을 시작하면서 정확히, 프랑스를 떠나고 그 서점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서점의 이름이 내 머리에 각인되어 있었던지 프라하를 지나다가 눈에 확 들어온 서점. 카프카 문학관과 불과 1,2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
문을 열면 책꽂이가 함께 달려 나온다.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서점과 참 잘 어울린다. 이 문 때문이라도 사람들이 한 번씩은 지나가며 이곳을 쳐다본다. 서점 내부에는 정돈되지 않은 듯한 정돈된 책들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워낙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체코어보다 영어, 프랑스어, 독어, 스페인어로 된 책이 더 많이 있었다. 내부는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 종류별로 분류되어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 그리고 반값 세일 중인 서점 바닥에 쌓여 있는 책들. 1층은 약간 깔끔한 중고서점 같은 느낌이다. 하루에도 많은 여행객들이 다녀가서인지 누가 들어와도 책방 주인은 별 반응이 없다.
1층의 나선형 계단은 지하로 이어진다. 지하는 서점이라기보다는 북카페처럼 아늑한 곳이었다. 체스와 사용하지 않는 피아노, 살짝 때가 탄 듯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 지하도 의외로 아늑하고 햇살이 잘 들어 책 읽기 좋은 공간으로 보였다. 이 서점에 있는 그 누구도 책을 뒤적거리기보다 서점을 구경하고 있어서 살짝 사장님이 수익이 걱정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카페를 같이 운영하시면 어떨까 하는 오지랖 넓은 생각을 해 봤다.
파리의 서점 명성에 살짝 기댄 듯하지만, 나름의 멋이 있는 프라하의 셰익스피어 서점. 이 서점에 들러서일까? 프라하에서 도서관 찾는 것을 깜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