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지 걱정할 시간에 그냥 할 것을
세상에는 정말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쩜 이렇게나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어느 전문가 무슨 예술가까지 찾지 않아도 된다. 가수나 래퍼를 꿈꾸는 보통 사람들이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정말 잘난 사람이 많다. 그리 멀리 갈 것도 없다. 브런치만 해도 그렇다. 전문 작가도 아닌데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잘 하는 게 없고 지극히 평범한 나는 가끔 우울하다. 더욱 우울한 사실은 잘 하는 것도 없는데 인내심도 많지 않다는 거다. 그러다가 '나카타니 아키히로'라는 29살부터 20년 동안 무려 800권의 책을 쓴 어느 일본 작가의 신조를 우연히 읽게 됐다.
양이 곧 재능이다. 재능에 자신이 없다면 양으로 승부하자!
누군가 내 뒤통수를 후려갈긴 것처럼 한동안 멍했다. 머릿속에 느낌표가 한가득 남았다. 마치 아주 적절한 때에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보내준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승부하자!'라는 강한 말이지만 내겐 위로의 말로 다가왔다.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위대한 대작은 쓰는 작가가 아니다. 누구나 이름은 들어보았을『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시리즈를 쓴 실용서, 계발서를 쓰는 작가다. 그는 매일 글을 써왔고, 여전히 쓰고 있어서 5~6일에 한 권씩 책을 완성시킨다고 한다.
문득 몇 년 전 읽었던 아프리카 tv의 BJ '대도서관'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제 경쟁력이요? 꾸준히 방송하는 거죠."
"보통 남들과는 다르게 화려한 영상을 올리려고 하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설프더라도 아무거나 올리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청자의 댓글이나 반응을 통해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기획을 가지고 있어요. 공통점은 꾸준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날의 콘텐츠가 훌륭하든 부실하든 그저 매일 9시면 방송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시간을 매일 지켰고, '정해진 시간에 항상 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마도 그의 방송을 봤던 사람들은 텔레비전의 채널을 맞추듯 습관적으로 그의 방송을 보지 않았을까.
2년 전의 인터뷰이고, 아프리카 tv는 본 적도 없어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참 느낀 점이 많아 스크랩해 둔 인터뷰였다. 우연히 본 나카타니 아키히로의 신조를 보고 다시 대도서관의 인터뷰가 생각난 건 우연이 아니리라. 무언가를 매일 하다 보면 그게 쌓일 수밖에 없고(양), 그게 쌓이다 보면 질이 향상된다. "양이 재능이다"라는 말속에는 자신이 정해놓은 그 어떤 것을 매일 꾸준히 하는 힘이 숨어 있다.
그래 나 잘 하지 못하고, 천재도 아니다. SO WHAT? 그러니 내가 잘 하는지 못하는지 그걸 걱정하는 대신 오늘도 내가 하는 일을 묵묵히 하자. 처음에는 누구나 잘 하지 못한다. 어렵다. 그래도 계속한다. 계속하다 보면 어디든 도달하겠지.
*참고: 대도서관 인터뷰 내용
http://www.bloter.net/archives/216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