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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Dec 05. 2015

아름다운 핑크도시, 그리고 프랑스에서 밥 먹기.

in 툴루즈 Toulouse, France

2015년 7월 26일

아직 시차 적응 중 + 어제 먹었던 술로 인한 숙취.

정오가 다 되어서야 일어난 나는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어제 파티가 열렸던 다목적홀로 갔다.

체력도 좋지, 어제 그렇게 밤새도록 놀고 하객들과 친구네 부부는 벌써 일어나 파티의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하는 결혼식이구나.

난 비행시간에 쫓겨 비몽사몽 한 상태로 프랑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툴루즈에 도착했다.

파리행 비행기를 타기 전 잠깐 툴루즈를 둘러볼 겸 시내 중심가로 왔다.

'우와~우와~'

난생처음 보는 유럽식 건물들. 아무 데나 카메라를 들이대어도 전부 그림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유럽 유럽 하는구나. 건물이 정말 너무나도 아름답다. 이렇게 현대적인 나라에서 대부분의 고건물이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아름답다.

핑크도시라고 불리는 만큼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참으로 많다. 툴루즈의 시내 중심가, 시청을 중심으로 카피톨 광장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광장에 있는 귀여운 관광열차 Le Train Touristique de Toulouse.


나도 프랜치들처럼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서 점심을 먹어야 하겠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빵을 손으로 조각내어 먹는데 그 부스러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테이블 살짝 아래에서 빵을 조각냈다. 그 순간 내게 쏟아지는 말들.

“식탁 밑에서 그러면 안 돼. 부스러기 떨어지는 건 알지만, 항상 상대방이 너의 손을 볼 수 있도록 해야 돼. 식탁 밑에서 그러는 건 굉장히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야. 떨어진 빵부스러기 같은 건 신경 안 써도 돼.”

갑자기 식사예절을 배우는 중.. 그래, 어느 나라든 식사예절은 참 중요하겠지. 특히 요리를 사랑하는 이 프랑스인들은 얼마나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참고로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빵 부스러기를 따로 치워주기도 한단다.

유럽 온 지 이제 이틀 째인 아시안답게 골목마다, 건물마다 넋 놓고 보고 있다. 오래된 문과, 옛날 모습을 간직한 골목. 그리고 중국인은 역시 어디에나 있구나 싶게 만드는 건물도..


그리고 그 골목의 어딘가에서 만난 지은 지 800년이 된 진짜 중세시대 건물 자코뱅 수도원을 만났다. 수도원 역시 빨간 벽돌로 지어졌다. 건물로 들어서는 순간 그 건물의 높이에 한 번, 예배당의 넓이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수도원의 규모에 없던 경건함이 생길 정도다. 수도원의 가운데, 위치한 정원과 그 뒤로 보이는 수도원의 종탑. 앞으로 지겹도록 만날 유럽의 교회 그 첫 번째.


이제 파리에 가야 할 시간.

오래된 문에 다시 페인트칠을 하는 아저씨의 손길에서 왠지 경쾌함이 느껴진다. 

며칠 더 있고 싶은 툴루즈인데, 아쉽게 여기서 안녕이다.

내일부터는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만 보던 파리를 드디어 만난다.

2016년에 UEFA EURO를 개최하게 되어 기쁜 프랑스


한 시간 여의 비행 후에 파리에 도착하여 친구네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됐다. 근데 뭔가 산만한 이 느낌은 뭐지? 왜 그럴까? 그러고 보니 집안 식구들 모두가 저녁을 준비하는데 각자의 역할을 한다. 친구 왈,

"내가 어릴 때 나는 테이블 세팅을 하고, 엄마는 요리를 하시고, 아빠는 설거지를 담당하셨어."

모두가 함께 먹는 식사이기에 각자의 역할이 당연히 있다. 한국도 많이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도 어머니가, 여자가 식사를 준비하고 정리하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게다가 후식으로 나오는 사과도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특히 여성) 껍질을 깎는 것이 아닌 먹고 싶은 사람이 스스로 깎아 먹는다. 친구 아버지가 과일을 깎아서 드시는데 혼자서 괜히 안절부절못하였다. 한국에서라면 그 과일을 깎는 것은 자연스럽게 내 몫이었기에.. 그렇다고 깎은 과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아니다. 그냥 먹고 싶은 사람이 스스로 알아서 먹기.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문화였다. 확실히 식사에서도 나이에 따른 상하관계가 거의 없는 그들의 문화가 엿보였다. 한국에서 어른들과 먹는 저녁과 비교해서 확실히 편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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