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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Sep 02. 2021

이력서와 면접에서 공백을 어떻게 이야기하세요?

내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취업 모임을 갖을 때면 잊을 때마다 한 번씩 나오는 주제가 있다.

"공백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세요?"

올 것이 왔다는 느낌! 공백기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 할 이야기가 많다.


일단, 공백기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 철저히 회사 입장에서 만들어진 공백기라는 단어.

당신들 눈에 공백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시간에 지원자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공백이란 단어를 갖다 붙이는 거지?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더 근사한 일을 했을지 누가 알고?


두번째, 나는 그 누구보다 공백기가 많은 사람이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아래와 같다.

1) 졸업 직후

2) 수술 후 요양하며

3) 싱가포르에 취업할거라고 무작정 나라를 옮겨 구직하던 때.

4) 1차 싱가포르 거주 후 한국에 돌아와서.

5) 호주에서 거주하며.

6) 다시 싱가포르에 돌아와서

.....

여기까지 일단 적었지만 지금도 '아 그때!'하며 생각이 나는 공백기가 참 많다.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 기간에 따라 두 개로 나눠봤다. 6개월 이하는 공백기로 생각 안 하기로 했다.


1) 6개월~1년 정도의 공백기: "취업 준비하며 OO 공부를 했어요."

2) 1년 이상의 공백기: 1년 이상의 공백기면 취업 준비했다는 말로 퉁치기에는 빈약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내가 그때 정말 뭘 했는지를 보여준다. 공부를 했으면 공부를 했다고 하고, 어떤 프로젝트를 했으면 프로젝트르 했다고 쓴다. 이걸 이력서에 쓸 때도 있다. 사실 1년 이상이면 지원자도 나름 뭔가를 시작하고 실행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라고 생각이 된다.(꼭 결실을 보지 못해도 배운 것을 어필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지원하는 회사의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이 시기에 했다 하더라도 취업 준비했다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여 아래와 같은 대답을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습니다. 그때가 워킹홀리데이를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거든요. 제 커리어에 공백기가 생기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다른 세상을 볼 기회를 가지는 것도 청년 시절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호주에 서른 한 살에 갔고 소지한 비자만 워홀비자였다. 보통 워킹홀리데이로 가는 사람과 호주에 가는 목적이 완전히 달랐고 한 일도 달랐지만 대충 이렇게 둘러댔다. 설명하기가 복잡하거나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으면 둘러대도 괜찮다. 거짓말은 안 되지만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건 상관 없다. 무슨 고해성사 자리도 아니고...)


 "이러이러한 책을 썼습니다. 책을 쓰는 게 제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와 책을 썼다고요? 오~ 근사한데요?"

(만약에 면접 시 이런 반응이 오면 관련 업무에 이 일을 굳이 이끌어내어서 PR을 할 수 있는 타이밍)

 "저는 글만 잘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편집자, 교정, 디자인, 나중에는 책 마케팅까지도 저자가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타 부서, 타 회사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효과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 공부하고 실제로 적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 위와 같이 이야기해서 면접 합격한 적 있음.


나는 몇 년의 공백기가 시작할 때 '책을 써야지, 호주에 가야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1도 없었다.

번아웃 후 혹은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다시 직업을 구하기 끔찍하거나 애매한 상황이 발생 >

그리고 몇 개월간 혼자서 뭘 할지 방황을 시작 >

방황 후 서서히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실행하기 시작.


고민에서 실행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느려터져서 적어도 몇 개월 길게는 1년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완료가 아니라 겨우 시작하는 걸 말한다. 일단 결정하면 열심히 하지만 결정 내리기까지 우왕좌왕 끝도 없이 IF 생각을 하는 게 나란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도 내가 무언가를 시작해서 끝을 내어 놓는다면 그 공백기에 대한 이야깃거리는 충분하다. 가끔씩 더 흥미로운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전은 기세야. 기세!" - 이 말로 과외 학생과 부모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생충>의 기우.


이 공백기는 내가 참여한 모임이 될 수도, 정말 필요하고 꼭 따고 싶은 자격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무얼 했다는 것만 말하지 말고 '내가 거기에서 무얼 배웠나. 그것이 지금 지원하는 곳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관련'이라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 갖다붙일 수 있다.) 를 설명할 수 있다면 공백기는 더이상 공백기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지내온 시간에 대한 확신을 가진다면 그 확신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실전은 기세야, 기세!"

영화에서 이 대사가 나온 상황 자체는 웃겼지만 사실 이 말은 실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적용된다. 나의 기운과 에너지에 따라 일이 좌우될 때가 정말 많기 때문에.


아무튼 남에게는 공백기지만 나에게는 공백이 아닌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나는 모든 분들, 화이팅입니다!


https://brunch.co.kr/@swimmingstar/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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