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에 한 인터뷰인데 이제사 올려봅니다. 지난해에 영문이력서와 링크드인 그리고 해외취업 상담까지 해 드리고 약 두 달 후에 싱가포르 취업 소식을 알려주셨던 유O님이 계십니다. 면접, 회사에 대한 고민, 이후 계약서를 쓰고 비자를 발급받아 싱가포르에 입성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저한테 질문도 정말 많이 하시고 열심히 도전하시던 분이었어요. 아주 기억에 남은 분이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에 입성하고 새로운 회사생활을 하신 지 (인터뷰 당시) 2개월 차. 유O님은 싱가포르 헤드헌터와의 협업(?)을 통해 취업이 되신 분입니다. 사실 헤드헌터를 통해 취업을 한다는 것이 한국에서는 정말 생소하기도 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한 번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유O님처럼 일이 풀리진 않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이런 사례도 있고, 잡헌팅도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해 보고 싶었어요.
Q. 지금 일하는 회사와 하는 일은 뭐예요? 지금 하는 일과 이전 하시던 일이 비슷한 일인가요?
싱가포르의 한 로컬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가 담당하는 일은 회사의 많은 제품들 중에서 한국제품을 수입하고 그 제품들을 드러그스토어나 슈퍼마켓에 입점시키고 마케팅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는 이전에 일본의 대표 드러그스토어 회사에서 약 7년 간 일했어요. 드러그스토어 매장에서 직접 일을 해 본 경험도 있고 그 이후에는 마케팅 팀에 속해 근무를 했거든요. 아무래도 그 경력이 많이 도움이 되었죠. 그리고 제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 됐고요.
Q. 언어가 나왔으니 말인데 저한테 영어 많이 못한다고 걱정하셨잖아요. ㅎㅎ
회사에서는 어떻게 생존하고 계신가요?
아시다시피 저는 영어 대신 중국어를 잘하니까 회사에서는 보통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싱가포르 로컬 직원들과는 주로 중국어를 쓰고 일부 외국인 직원들과는 영어로 하고 있어요. 사실 미팅할 때는 다 영어를 하기 때문에 미팅을 다 따라가기 힘들 때가 있어요. 저 요즘 영어 공부하고 있답니다.
근데 사라님, 영어를 잘해야 이직도 할 수 있는 거 맞죠?
(갑자기 상담 타임? ㅎ) 아, 네 그렇죠. 아무래도 이직이든 승진이든 결국 싱가포르에서 직장생활을 하려면 영어가 주죠. 그리고 영어를 잘해야 나한테 기회도 더 많이 들어오고요. 나중에 또 어떤 회사를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곳에 외국인이 더 많다면 영어가 필수 중에 필수긴 하죠. 그런데 벌써 이직 생각하시는 거예요? 이미 싱가포르에 적응 완료 하셨는데요?ㅋㅋㅋㅋㅋ
*이제 한국도 그렇긴 하지만 싱가포르는 진작부터 이직이 정말 활발한 곳입니다.
ㅎㅎㅎㅎ 아 지금 회사도 괜찮은데 이왕 싱가포르에 왔으니 이곳보다 더 큰 물, 진짜 글로벌 기업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요.
Q. 저와 이력서, 링크드인까지 작업하고 상담까지 하셨는데 지원은 몇 군데 정도하고 면접은 얼마나 보셨어요?
저 한 60군데 정도 넣었어요. 그리고 한 곳과 면접을 보고 그곳이 합격까지 됐네요.
이번에 지원해 보면서 느낀 건데 링크드인 작업해 주신 게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고 나서 실제로 헤드헌터들이나 회사 인사팀에서 연락이 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Night view from 1 altitude in Singapore
Q. 이번에 지원하시면서 헤드헌터의 힘!을 느끼셨잖아요.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사실 제가 일하는 일본에서는 그렇게 헤드헌팅이 활발한 곳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사라 님과 상담하면서 헤드헌팅 회사라는 것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고 먼저 그 사람들에게 연락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알게 된 한 분이 저한테 이렇게 말하시더라고요.
“지금 유O님께 소개해드릴 수 있는 자리는 싱가포르 영주권자만 원하네요. 음.. 사실 제 지인의 회사에서 현재 구인 중인데 유 O 님이 잘 맞을 거 같아서요. 혹시 이력서를 지인 회사에 한 번 보내도 될까요?”
“네 당연하죠!”
그렇게 저 취직 됐어요. ㅎㅎㅎ
Q. 와우. 일이 그렇게도 풀리네요. 사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특히나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거의 상상도 잘 안 되는 일이니 이런 사례도 있다는 걸 사람들이 많이 알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그 헤드헌터가 그 회사와 중간에서 중재도 잘해줬잖아요.
네. 맨 처음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보다 더 높게 받도록 도와줬어요. 처음에 좀 터무니없게 그쪽에서 연봉을 불렀는데 헤드헌터가 직접 그쪽에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어요.
“싱가포르에서 집도 구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 연봉으로 살 수 있겠어?”
아무튼 덕분에 처음에 회사에서 불렀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받게 됐어요.
그리고 사실 싱가포르에 처음 갈 때도 그분께 메시지를 보냈어요.
' 나 이때이때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싱가포르가 처음이지 않냐.. 혹시 공항에 나 마중 나와줄 수 있냐고..'
그래서 그분이 진짜 저 공항까지 마중 나와 주셨어요.
"네 뭐라고요? 헤드헌터가 공항까지 나와줬다고요? 아니 이게 무슨...ㅋㅋ"
"저도 솔직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내본 거였거든요. 아무튼 그 이후로 저희 좋은 친구가 되어서 잘 지내고 있어요. ^^"
"와 유O님 진짜 인복 있으시네요. 그런 사람을 만나다니..."
Q. 면접은 어떻게 보셨어요?
A. 전화도 보고 zoom으로도 봤어요. 사실 그때 알려주신 면접 질문대로 답을 준비했는데, 막상 전화로 하니까 떨리고 질문을 잘 이해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전화 중에 이렇게 말해버렸어요.
“혹시 중국어로 해도 될까요?”
그래서 면접을 중국어로 봤어요. 그래서 두 번째 면접도 중국어로 계속 봤어요.
Q. 헉 그렇군요. 영어는 비록 잘 못해도 중국어를 잘하시니 덕분에 면접도 보고 싱가포르까지 가게 됐네요! 싱가포르에 취업할 때 뭐가 가장 중요한 거 같으세요?
언어가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제 입장에서 말씀드려 보자면 확실히 중국어만 해도 살 수는 있더라고요. 그게 다행이긴 한데 하지만 내가 지금 있는 곳보다 더 좋은 곳, 더 발전하려면 무조건 영어는 해야겠다 싶어요. 특히 회사에서 모든 문서 작업이나 커뮤니케이션도 영어니까요.
Suntec City in Singapore
Q. 해외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드리고픈 말?
사실 저는 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고 자신감도 많이 없던 상태였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만 하고 지레 겁먹고 있었고요. 예전에 이직을 시도할 때는 서너 군데 지원해 놓고 ‘아 많이 했네.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자.’ 그러곤 했죠.
그러다가 생각을 바꿨어요.
‘되든 말든 일단 한다. 행동을 해야 뭐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겠나!’
그래서 사라 님께 의뢰드리게 되고 이력서 수정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아마 그전 같으면 누군가에게 물어보자는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시작부터 너무 멀리 보면 아득하고 막막해서 못 해요. 한 단계, 한 단계 하다 보니까 그다음이 보이더라고요. 지금 내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필요했어요. 그리고는... 될 때까지 해 보는 거죠 뭐.
Q. 오우 저 정말 감동받았어요. 해외취업의 과정에서 도까지 닦으셨는데요? ^^ 혹시 또 이직하시면ㅋㅋㅋ 소식 전해 주세요. 유O님 정말 너무 감동이에요. 저 많이 배웠어요.
그렇게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유O님께 장문의 카톡을 받았습니다. 꼭 해외취업이 아니더라도 과거의 유O님처럼 어떤 일을 하고는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만 있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유O님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드리고자 카톡을 통째로 올려보며 이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