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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May 31. 2016

작은 도서관, 책 읽어주는 아빠

아크마르,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아크마르 도서관.

작은 도시에 있는 도서관답게 귀엽다. 호기심이 생겨 지나가는 길에 들러 본다.


어린이가 주 이용객인지 어린이 눈높이에 있는 책꽂이가 대부분이다.

도서관 내부도 원색으로 디자인 해 두어 도서관보다는 잘 꾸며놓은 서점 같은 느낌이다. 왠지 기분이 산뜻해져 괜히 앉아 있다가 가고 싶은 느낌.

두리번거리다 한 곳에 눈길이 멈춘다. 아이에게 나지막이 동화를 읽어주고 있는 아빠.

금요일 이른 오후, 아빠는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도서관에 데리고 왔다. 단어를 하나하나 짚어주며 단어의 뜻을 설명해 주는 듯 자상한 아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낯설다. 금요일 이른 오후 엄마가 아닌 아빠가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 '정말 좋은 아빠다.'라는 생각보다 '저 아저씨는 뭔데 이 시간에 여기서 저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먼저 들어 부끄러워진다.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일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아이를 주로 돌보아야 된다는 법도 없는데 학습된 대로 먼저 생각하는 내가 무섭다.

우연히 집어 든 책에서는 그렇게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네덜란드가 단 한 번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산이 없어서 산악구간에서 네덜란드인들이 취약하다..."


PS. 타지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려서 일까... 공공도서관의 화장실이 유료이다. 배신당한 기분에 도서관을 빨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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