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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 책 읽어주는 아빠

아크마르, 네덜란드

by 사라

네덜란드의 아크마르 도서관.

작은 도시에 있는 도서관답게 귀엽다. 호기심이 생겨 지나가는 길에 들러 본다.


어린이가 주 이용객인지 어린이 눈높이에 있는 책꽂이가 대부분이다.

도서관 내부도 원색으로 디자인 해 두어 도서관보다는 잘 꾸며놓은 서점 같은 느낌이다. 왠지 기분이 산뜻해져 괜히 앉아 있다가 가고 싶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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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번거리다 한 곳에 눈길이 멈춘다. 아이에게 나지막이 동화를 읽어주고 있는 아빠.

금요일 이른 오후, 아빠는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도서관에 데리고 왔다. 단어를 하나하나 짚어주며 단어의 뜻을 설명해 주는 듯 자상한 아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낯설다. 금요일 이른 오후 엄마가 아닌 아빠가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 '정말 좋은 아빠다.'라는 생각보다 '저 아저씨는 뭔데 이 시간에 여기서 저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먼저 들어 부끄러워진다.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일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아이를 주로 돌보아야 된다는 법도 없는데 학습된 대로 먼저 생각하는 내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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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집어 든 책에서는 그렇게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네덜란드가 단 한 번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산이 없어서 산악구간에서 네덜란드인들이 취약하다..."


PS. 타지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려서 일까... 공공도서관의 화장실이 유료이다. 배신당한 기분에 도서관을 빨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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