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당신이 가장 숨기고 싶은 바로 그 이야기
소재가 없다고 징징대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한 경험도 없고,
여행도 안 다녀봤고,
연애도 평범해서 쓸 말이 없단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만 남의 이야기를 기웃거린다.
뉴스 기사를 스크랩하거나, 유명인의 일화를 가져와서 자기 생각인 양 포장한다. 틀렸다. 소재는 멀리 있지 않다. 당신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 남들에게 들키면 죽고 싶을 만큼 창피한 기억들의 쓰레기통 속에 있다.
나를 보자.
나는 내 가난을 썼다.
아버지에게 52만 원이 없어서 죽자는 소리를 들었던 그 비참한 카톡 내용을 썼다. 교감신경 항진증 때문에 손을 벌벌 떨며 약을 삼키는 내 지질한 모습을 썼다.
브런치 1위를 하고도 불안해서 손톱을 물어뜯는 강박증을 썼다. 처음엔 두려웠다. 사람들이 나를 루저라고 비웃을까 봐.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숨기고 싶었던 그 치부들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위로받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성공담보다 실패담을 좋아한다.
잘난 척하는 영웅보다, 찌질하게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옆집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당신의 상처, 콤플렉스, 트라우마. 그들은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라, 작가로서 당신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지 마라.
오늘 당신을 가장 화나게 했던 상사 욕을 써라.
어제 이불 킥하게 만들었던 흑역사를 써라.
통장 잔고를 보며 느꼈던 그 서늘한 공포를 써라.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당신의 은밀한 욕망을 써라. 멋있는 척하지 마라. 글은 당신의 SNS 피드가 아니다.
행복한 사진들로 도배된 가짜 일상이 아니라, 필터 없는 날것의 감정을 배설하는 해우소다.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 당신의 글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의 쓰레기통을 뒤진다. 구겨진 자존심, 썩어가는 열등감, 버리고 싶은 기억들. 그 악취 나는 오물들을 꺼내어 활자로 씻어 낸다.
남들은 냄새난다고 피할지 몰라도,
나에게는 이것들이 최고의 비료다.
이 더러운 거름 위에서만 진짜 꽃이 피니까.
당신의 비밀을 팔아라.
그것이 당신을 작가로 만들어줄 것이다.
원래 글쓰기의 첫발은 자전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