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일기] - 프롤로그

by 생수


생리를 3일 앞둔 작년 12월.

24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단정히 준비 중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평소 PMS와는 비슷한 듯 다른 몸의 변화가 느껴졌다.

내 경우에는 매달 널뛰던 감정기복과 더불어 전반적인 몸의 에너지가 축 처지고 감기증상 비슷하게 몸이 으슬으슬 추웠다. 피곤함이 평소보다 심했고 두통도 간헐적으로 있길래, 젠장.. 이번 달 PMS는 증상이 추가돼서 나를 괴롭히는구나 하고 말았다.


그날 저녁, 약국 앞을 지나치는데 괜히 임테기를 사고 싶은 거다.


얼리 임테기를 손에 쥐고 나오면서 이번 달에 임신 가능성이 있는지를 뒤돌아 보았으나 가능성이 크지는 않았다. 내년 3월 이사 후에 마음 편히 임신을 준비하자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었고, 이제는 노산으로 분류되는 나이라 임신이 쉽게 될리는 없을 거라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임신테스트기를 샀다.

다음날 아침, 남편의 출근 후 테스트기를 사용했다. 어떤 기대나 설렘 없이 어제 약국에서 괜히 한번 임테기를 사봤으니 괜히 한번 사용해 보자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평소와 다름없이 집안일을 하고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야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결과를 보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오잉? 요즘 임테기는 민감도가 좋다고 들었는데 오류가 날 수 있나?’였다.


너무나 진하게 드러난 두 줄이었다.

아니 이렇게 한 번에 임신이 된다고?

확실한 임신 여부를 알아야 24년 한 해를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아, 의심을 한가득 안고 집 근처 산부인과에서 혈액검사를 하고 출근했다. 오후 5시는 되어야 검사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 5시.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스마트폰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맞네요. 임신 맞네요! 축하드려요!”

@seng__su

해동이의 존재를 알게 된 2024년 마지막 날. 새로운 시작을 반짝 알려주던 신비한 날. 모든 상황이 실감 나지 않았던 그날이 12월 31일이었다.


온몸에 찌르르한 뭔가가 통과하는 기분이었다.



동준이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몇 번이나 코끝이 찡- 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동은 임신소식을 회상하며(?) 몇 번 더 눈시울을 붉혔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두지 못해 여태껏 좀 아쉽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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