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로 향한 5월의 첫날 (2018 05 01 화요일 맑고 따뜻)
아내와 함께 가볍게 옷을 갖춰 입고
강화로 향했다.
푸름을 더하는 5월의 햇살은
눈부신 생명 같다.
길이 조금 막혔다.
차창 밖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을
한참 바라봤다.
예전 같으면 짜증이 났을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이런 지루함마저 여유로 느껴진다.
멈춰 있는 듯한 시간 속에서도,
그저 둘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지극히 감정 없던 일상의 순간들이
요즘은 유난히 다르게 느껴진다.
숨 쉬듯 지나가던 하루하루가
이제는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특별하게 다가온다.
데이지를 기다리는 계절 속,
바람이 부는 테라스에
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셨다.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으며 웃는데,
화면 속 우리 눈가에
잔주름이 희미하게 잡혔다.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설렘으로 가득하던 풋풋한 이십 대 연인에서,
화면 속 우리는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닮아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그 주름이 늘어나는 만큼
추억과 행복도 함께 쌓여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