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2018.05.09. 수요일 구름 낀 흐림)
눈을 뜬 아침,
이유 없이 마음이 무겁다.
세수하던 손끝에 닿는 물이
유난히 차가웠다.
오늘따라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별다른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자꾸만 가라앉는다.
세수를 하다 문득,
거울 건너의 나와 마주한다.
한동안 잊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저편의 나에게,
내 이름을 소리 없이 불러본다.
철없던 학창 시절에는
거울 속의 나만 바라보며 살았다.
그 시절의 나는
무엇보다 나만을 생각하고
나만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나는 '나'에서 ‘우리’가 되었고,
바라보던 시선은 자연스레
거울 속 내가 아닌
‘우리’의 얼굴이었다.
지금도 우리는 함께여서 행복하다.
그 사실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는
오롯이의 ‘나’였던 시간을
문득 그리워하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오래전 잊어 두었던 나,
한 조각의 나로만 존재하던 모습을 그리며
나 자신에게
조금은 이기적인 선물을
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