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쯤,

사춘기 (2018.07.19. 목요일 식을 줄 모르는 여름밤)

by 재생지

아직도 가끔은

같이 자도 되냐고 묻는 둘째.


중학교 1학년이 되었지만,

어쩌면 지금은

변화의 문턱에 서 있는 시간 같다.


물론

어느 순간엔

갑작스러운 말과 낯선 표정이

툭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아, 시작이구나 싶다가도

금세 아무 일 없던 얼굴로

되돌아오곤 한다.


성별이 다른 큰아이와는

닮은 듯, 또 다른 모습이겠지만

아마도 머지않아

자기만의 생각과

자기만의 세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갖게 되겠지.


그걸 떠올리면

아직은

조금은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람은 안 바뀐다.

바뀌면 죽는 거야.”


언젠가 들었던

우스갯소리 같은 말이

문득 떠오른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


모든 것이 굳기 전,

좋은 습관과

바른 가치관을 전해줘야 한다는

긴 숙제를

우리는 함께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정답을

이미

품고 있을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보다

어떤 모습으로

지나가게 두어야 할지가

더 자주 마음에 남는다.


사실,

관계에서

서로를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아이의 속도를 가늠하고,

지금 서 있는 자리를

가끔은

떨어져 바라보는 일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해한 것을 설명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며,

바꿈이 아닌 진화로 나아가는 것.


관계란

혼자만의 바라봄으로 완성되지 않고,

서로가

조금씩 다가가며

만들어지는 흐름일 테니까.


그것이 관계가 가진

성장의 모습 아닐까.


사춘기.


아이들만의 이름 같지만,

사실은

나에게도

함께 건너고

배워야 할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이전 26화결과는 과정이 남긴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