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첫날의 고요 속에서 (2018.04.24 화요일 맑음)
수술을 하루 앞두고 병실에 입원했다.
병실의 공기는 차분했다.
창문 밖 햇살이 벽을 타고
침대 위로 스며 앉는다.
‘환자복은 왜 다 이럴까.’
상형문자처럼 흘러내린 글자의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여러 안내 사항을 들었다.
내일 이 시간엔,
나는 수술대 위에 누워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긴장이 없다.
그저 가족의 얼굴이 번갈아 떠오를 뿐이다.
막 태어났던 큰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날이 생각났다.
그 작은 체온 하나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던 순간.
‘반드시 내가 이 가족을 지켜야 한다’
다짐했던 그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나를 바라보던 그 믿음을,
지금도 저버리지 않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면회 온 부모님은
갈 곳 잃은 걱정의 숨을 내쉰다.
그 숨결이 가슴을 스쳤다.
나는 오히려 괜찮은 척을 했다.
몸을 잘못 굴려 생긴 것도 아니고,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모두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