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문이 닫히는 순간 (2018.04.25 수요일 구름 낀 하루)
수술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온몸이 차가워졌다.
수술실로 향하는 복도,
형광등 불빛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닫히는 수술실 문 건너편에서
아내가 멀어져 간다.
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내 볼을 만지며 낮고 느리게 말했다.
“수술 잘 받고 와.”
그 한마디가 잔잔하게 떨렸다.
그리고 너무 미안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헤어진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더 이상 같은 시간에 머물지 못할 이에게
“잘 가”라고 말해야 하는 그 순간을
문득 상상해 본다.
누군가의 자식으로,
누군가의 부모로,
누군가의 반려자로..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
그 짧은 말로
인생의 긴 호흡을 다 전할 순 없겠지만,
그 순간이 온다면
얼굴을 비비며
가슴 깊이 남은 숨을 나누고 싶을 것 같다.
... 이 감정, 잊지 말자.
몸이 뜨거워지는 걸 잠시 느낀 뒤,
시간은 사라졌다.
눈을 떴을 때,
나는 회복실에 누워 있었다.
웅웅 거리는 청각이 먼저 열리고,
처음 느껴본 추위,
그리고 눈뜨기도 어려운 통증들.
주위엔 신음 소리가 가득했다.
삶과 고통이 뒤섞인 소리들이
보이지 않는 허공을 메우고 있다.
만약 삶으로 돌아오는 고통이
이보다 더 크다면,
시간을 내려놓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통은,
모든 욕심을 이길 수도 있다는 걸.
그럼에도 떠오른 건 단 하나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