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에서 (2018.04.26 목요일 흐리다 간간히 햇살)
거울을 본다.
목 부위의 긴 절개선이 낯설다.
측경부 림프절로 전이가 진행된 상태였고,
그 수는 스물두 개였다.
다행히 늑골의 이상 소견은 추적 검사만 하기로 했다.
피부 감각이 무뎌졌다.
두꺼운 비닐을 덧댄 것처럼 둔탁한 느낌.
그래도 어제보다 훨씬 몸이 가벼워졌다.
아내와 병원 복도를 함께 걸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도 해보았다.
밝은 햇빛을 쬐며 천천히 숨을 쉰다.
공기를 잘게 쪼개듯 느껴본다.
늘 쉬던 산소의 고마움을
새삼 깨닫는다.
우린 종종
‘당연함의 특별함’을 잊고,
‘불필요한 특별함’에 인생을 소비한다.
생각해 보면,
평범한 하루 속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특별하다.
저녁 무렵, 아이들이 병실 문을 두드렸다.
내 새끼들.
반가움과 걱정이 뒤섞인
따뜻한 빛이었다.
“아빠.”
큰아이의 짧은 부름 한마디에
마음이 녹아내린다.
환자복이 어색한지,
애써 병실만 둘러보던 둘째의 말없는 시선에서도
걱정이 느껴졌다.
나를 바라보고,
나를 의지하며,
나를 통해 미래를 꿈꿀 아이들.
그 눈빛이 반갑고, 또 미안하다.
그리고 단단히 마음먹는다.
그들의 내일을 위해,
나는 다시 강해져야 한다.
창밖, 건너편 건물들의 불빛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따뜻하게 번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