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다시 사는 일상

by 재생지

모든 게

멈춘 듯했던 시간이 지나고,

삶은 다시

천천히,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오고,

숨을 들이쉬면

햇살이 닿았다.


그 당연했던 일들이

이토록

선명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수술의 걱정과 고통이

기억으로 바뀌고,

격리의 고요가

생각으로 가라앉은 뒤,


나는 다시,

하루의 리듬을

배워가고 있었다.


몸은

예전처럼 보이지만,

마음은

이전의 속도를

그대로 따라가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병에 대한 걱정은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그런 방식으로.


나는

그 예전의 자리로

다시 나를 맞춰야 한다.


달라진 내가,

달라지지 않은 하루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일.


먹고,

일하고,

걷고,

웃고,

사랑하는 일들이


다시 시작되었지만,

더는

그냥 주어진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살아간다는 건

모든 것을 회복하는 일이 아니라,


달라진 나로

하루를 다시 사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제의 나를

완전히 놓지 않은 채,


오늘의 나를 품고

내일로 걸어가는 일.


그렇게

나는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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