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의 소식 (2018. 08. 28. 화요일 폭우)
오늘따라 빨라진 피로감으로
조금 일찍
자리를 뜨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담당부장의 표정이
말을 삼키고 있는 얼굴처럼 보였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은 꺼내기 어려운 표정.
아마도 나의 상태를
배려했던 것 같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차 안에서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막내 대리가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
순간,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무언가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최근 마주쳤던 표정과
눈을 피하듯 스치던 시선이
뒤늦게 이유처럼 떠올랐다.
입사한 지 6년.
신입으로 시작하여
비교적 긴 시간을
함께 걸어온 사람이었다.
그런데
당장의 감정은
아쉬움보다도
조금 무너지는 쪽에 가까웠다.
사실 요즘의 나는
무언가를 새로 쌓기보다는
흔들리지 않게
버티는 데
더 많은 힘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내가 기대고 있던
울타리까지
한 번에 무너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
그래서였을까.
이 소식이
단순한 사회적 '만남과 헤어짐'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쌓아온 모래성이
바닷물에 쓸려 나가는 기분.
혹시
내가 예전 같지 않아서였을까.
내가 아프다는 사실이
이 공간의 공기까지
조금씩 바꿔놓은 건 아닐까.
누군가를 보내는 일은
항상 한 가지 감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쉬움과 함께,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조용히 따라온다.
그 시간 동안
버텨왔다고 믿었던
나 자신의 단단함이
흔들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정확한 이유를 묻기보다는
그런 생각들이
비처럼
차 안을 가득 채웠다.
마음을 단단히 하려 했지만,
아직은
어떤 흔들림에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같이 떠올랐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나는
앞만 보며 운전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잠시 멈춰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