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2018.08.29. 수요일 맑음)
검사와 치료로
이어졌던 시간 동안
식이 조절과 운동 부족 탓에
근육이 많이 빠졌다.
근력이 곧 면역이라 믿기에,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가급적 모든 계단은
걸어서 오른다.
숨이 차오를 때마다,
생각도 같이 따라 올라온다.
인생을
흔히 산에 비유하곤 한다.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때론 거친 바위길을
헉헉대며 오르기도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숲 속을 헤매기도 하고,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세상이 환히 펼쳐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쉼의 바위를 만나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귓가를 스치는 바람의 유혹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날은,
어두운 산속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이는
끝까지 오르지 못한 채
돌아서기도 한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곳에 닿는 시간도
모두 다르다.
산을 오르는 끝이
‘정상’이라면,
산다는 것의 끝은
무엇일까.
어쩌면
누구나 향하지만
선뜻 말하고 싶지 않은 그 지점,
죽음이라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산을 오른다는 건
정상에 닿는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른 만큼
다시 내려와야 하고,
내려온 뒤에도
또 다른 산을
마주하게 된다.
다시 발을 고르며
다음 발걸음을 정하는 일.
산을 걷는 대부분의 시간은
정상이 아니라
그 사이에 있다.
정상은
머무는 마지막이 아니라,
잠시 지나치는
과정의 한 지점일 뿐이다.
아마도
우리가 향하고 있다고 믿는
그 정상이라는 것도
끝이 아니라,
그저 오르고 내리는
과정 중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상은
그냥의 높이가 아니라,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의 높이여야 되지 않을까.
올려다보며
다시 힘을 내는 이유를 잃지 않고,
올라온 만큼
내려다볼 줄 아는 여유.
그리고
그곳이 어디든,
그 높이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게 산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