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 (2018.08.15. 수요일. 맑음)
이른 아침,
아내에게서
하루의 시작을 묻는 짧은 전화가 왔다.
오늘은 어떻게 보낼 거냐고.
통화를 마치고 나니
초인종이 울린다.
아이들과 아내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순간,
반가움이 먼저였고
그 뒤로
내가 잠시 벗어나 있던
세계가
다시 나를 부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며칠간 잊고 지내던
‘신경 씀’이라는 감각이
웃음과 함께 다시
고개를 들었다.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하루의 계획은 어그러졌지만,
함께 웃고,
나란히 걷고,
같이 밥을 먹고,
아내와 아이들의 시간이
내 하루에 스며든 시간
그렇게 반나절의 공간을 나눈 뒤
아이들을 태운 차가 떠났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행복은
늘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지만,
어쩌면
떠난 뒷모습에서
그 빈자리를
뒤늦게 알아차리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차가 떠난 그 길,
이별처럼 남는 이 장면이
반복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남는 여운이
유난히 길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