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 자리

퇴원하는 길에 (2018.04.28 토요일 포근한 봄날씨)

by 재생지

일이 한창 바쁘고,

업무에 끌려다닐 때면

병원에 입원해 며칠 쉬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소망이었다.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 다섯 날의 ‘휴가’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몸에 붙어 있던 모든 선들이 제거되었다.

이제야 조금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호흡이 깊어지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그 순간 비로소 알게 된다.

기본의 소중함을.


삶이란 사소한 것들 위에 서 있는 시간임을.


애초의 소중함은

사라진 자리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집이 허전해.”

딸아이가 보낸 짧은 메시지 한 줄.


늘 함께 쓰던 침대를 혼자 넓게 쓴 아내의 이야기.


아무 말은 없지만,

속으로 뭔지 모를 걱정을 했을 아들 녀석까지.


나는 잠시 비어 있었지만,

그 빈자리엔

어떤 마음이 남아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돌아가야 할 곳은 분명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

내가 다시 서야 할 자리,

내가 지켜야 할 마음들.


그래서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더 강해지기보다,

더 건강해지고,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할 것.


이제 정말,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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