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가는 길 (2018 04 29 일요일 맑고 더워짐)
새벽, 답답함에 잠에서 깼다.
얼굴과 목이 부어
경계가 사라진 듯한 이질적인 모습.
배액관이 빠진 자리로
체액이 쌓인 듯했다.
꾸밈없이 대충 옷을 걸치고,
볼 필요 없는 거울을 뒤로한 채
그저 한달음에 응급실로 향했다.
이제는 일상이 달라졌다.
예전엔 한 번도 관심 두지 않았던 감각들이
이제는 내 하루의 일부가 되어 버렸나 보다.
몸의 느낌 하나,
숨 한 번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수술 전의 나는
몸이란 늘 묵묵히 나를 지탱해 주는 존재라 믿었다.
언제나 날 지키고 보호해 줄 거라 여겼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어릴 적 예방주사처럼,
내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하고, 회복하고, 이겨내 줄 거라고.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