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니메이션 전공자이며 지금도 나의 전공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전공 특성상, 남들보다 컴퓨터 화면 앞에 머물러 있으며 앉아있는 시간이 꽤나 길다. 투디 작업이던 쓰리디 작업이던 전반적인 작업이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나와 컴퓨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경이다.
장시간 작업을 하다 보면 나의 뻣뻣하고 경직된 나의 몸 상태를 어렵지 않게 바라볼 수 있다. 솟아오른 나의 어깨와 짧아지는 나의 뒷다리 근육과 햄스트링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뻐근한 나의 골반 상태 등등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래도 요가를 계속하면서 요가를 한 후의 나의 몸 상태와 평소 생활하고 난 후의 나의 몸 상태의 극명한 차이를 나 스스로가 알아차릴 수 있다는 사실은 꽤나 대단한 성찰이다. 시간이 흐른 후 요가가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대다수는 나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부위가 아프거나 뻐근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경직되고 짧아진 나의 몸의 근육과 근막에 익숙해져 불편한지 조차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가를 만나고 다양한 자세들을 만나게 되면 그제야 나의 몸 상태가 얼마나 딱딱해졌는지 알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단정하고 깔끔한 수련
아무리 바쁘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나는 요가 수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 수련도 같이 지도자 과정을 들었던 동료 선생님과 함께 다녀오곤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의 몸 상태가 평소 생활로 인해 뻣뻣해지더라도 다시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질 기회를 나 스스로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동료 선생님의 추천으로 다녀온 주말 수련에서 나는 오랜만에 뵙고 싶었던 요가 선생님을 뵐 수 있었다. 지금은 열지 않는 나의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한 요가원에서 인연이 된 선생님의 독창적인 시퀀스는 여전히 힘이 넘쳤으며 좀 더 실험적인 시도들이 엿보여 굉장히 흥미로웠다. 빈야사 시퀀스에 본인만의 근력을 요하는 자세들을 적절히 섞어 유연성과 근력을 같이 단련할 수 있었다. 재밌는 사실은, 요가 수련 속에서 근력을 쓴다 해도 결국 유연성 단련도 같이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힘을 잘 쓴다는 것은 근육을 잘 쓰는 것이며 그 힘을 적절히 조절하여 나의 근막을 늘려 유연함을 늘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요가 수련을 통해 우리의 몸은 계속 변화되고 자연의 곡선 느낌을 되살릴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처음부터 급격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에 요가를 하는 분들을 보면 기본 5년 이상 수련을 하신 분들이 꽤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일상 속에서 찾기 힘든 자연의 곡선을 나의 몸의 감각에 되살리고 싶은 욕망 때문이지 않을까. 당장 나부터도 바쁜 생활 속 무감각해질 뻔한 나의 몸을 요가를 통해 다시 불편함의 감각을 떠올리고 부드러운 곡선의 흐름이 나의 몸에 흐를 수 있게 수련을 이어간다.
요가 자세들은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자연의 곡선과 맞닿아 있다. 우리가 이러한 자세들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몸이 직선과 더 가깝다는 뜻이며 곡선과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계속 몸을 일깨워야 한다.
분명 쉽지 않은 길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몸은 곡선임을 잊지 말자. 그러기 위해 나는 오늘도 요가 수련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