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인 거창한 수식어가 아닌 요가를 하는 자
흔히들 '요가'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경이롭다는 듯 바라보며 엄청난 기대감과 함께 본인들의 요가에 대한 이미지나 상상들을 한껏 펼쳐놓곤 한다. 어떻게 그런 유연한 자세들을 할 수 있는 건지, 할 때 안 아프냐는 물음과 함께. 마치 엄청 대단한 무언가를 해내는 것처럼 한껏 추켜세우는 부담스러운 반응들 때문에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아마 한 번쯤 그 자리를 슬금슬금 피하고 싶었을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대단한 상상과는 달리 실제 요가원에서 수련을 하다 보면 미디어의 고상함과 우아함이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실감하게 될 것이다. 흠뻑 흐르는 땀과 함께 좀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야속한 나의 몸.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레 비교하고 있는 나의 어지러운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말이다. 소리 없는 전쟁터를 우당탕탕 겪고 나서 마지막 송장자세를 취하고 나면 앞전의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녹아 없어지고 고요함 만이 남는다.
그리고 또 요가를 하고 싶어 진다.
나는 요즘 매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요가원에 갈 수 있는 날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그렇기에 내가 최대한 여유롭게 들을 수 있는 날과 시간을 선택하여 가는데 그날은 무슨 날인지 조차 모르고 아침 수업을 신청해서 들었던 날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수업의 끝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우리들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오늘은 세계 요가의 날입니다. 우리 모두 요가를 하니 요가인이죠.
이렇게 뜻깊은 날을 맞아 아침 수업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 그 선생님의 마지막 멘트가 언젠가부터 내 마음 한편에 살랑살랑 봄바람 불듯 간질거렸다. 우리 모두 요가를 하니 요가인이라는 그 말은 요가인이 엄청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요가를 수행하니 요가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요가에 대한 이미지는 어찌 보면 누군가에겐 대단한 것일 수도 누군가에겐 익숙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요가를 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 모두가 요가인이다.
그 사실은 요가를 하는 데 있어 엄청나게 대단한 자격증이나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뜻하지 않는다.
요가를 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요가인이다!
이런 기분 좋은 깨달음은 사뭇 일상생활을 하는 내내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요가라는 존재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요즘 바쁜 생활 와중 속에서도 나는 내가 요가인이라는 사실을 문득문득 생각하곤 한다.
요가원에 다가가기 힘들거나 요가라는 존재가 너무 거대하게 다가와 힘들어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요가인이 거창한 수식어가 아님을 이야기해드리고 싶다. 요가를 하는 것 만으로 요가인이니까. 요가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니 그 무한한 품 속으로 그냥 다가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