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가 워크숍을 들으며 숨 막힐 듯 좋았던 그 순간들
나는 작년 2022년을 졸업작품으로 불타는 한 해를 보냈고 그로 인해 내가 좋아했던 요가원이란 공간과 그 속에 내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선생님들과 잠시 떨어져 지내는 나날들을 보냈다. 내가 좋아하는 요가와 내가 전공하는 창작이란 사이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이별이란 순간이 내겐 적잖은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요가원이 잠시 안식년을 가지게 되면서 선생님들과의 연결고리마저 아득히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여름, 내게 여름 워크숍을 한다는 해부학 선생님의 연락으로 나는 인요가 워크숍을 들을 수 있었다.
새로운 요가원이란 공간 속에서 익숙한 선생님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졸업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그리워했던 요가를 배우고 요가를 하던 내가 있었다. 인센스 향과 따사로운 햇빛이 유난히도 강했던 그날, 나는 기존의 배웠던 인요가에서 좀 더 심화과정으로 여름 경락에 대해 배웠다. 배우면서 우리의 몸은 참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하고 신비로운 존재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해부학 선생님의 섬세한 티칭과 잔잔한 목소리에 녹아드는 고요함이 인요가와 정말 잘 어우러졌다. 완전한 몰입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나의 몸과 하나가 됨을 느꼈다. 단순히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온몸 구석구석, 근육과 근막 그리고 조직 하나하나가 늘어나고 움직이는 경험을 했다. 어떤 자세이던 정답이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자세 안에서 나의 몸의 초대를 받는 귀중한 시간을 다시 가지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벅찼다.
수업을 마친 후 나는 해부학 선생님과 근황을 이야기하며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선생님의 인자함은 그대로였고 나의 근황을 들으시면서 진심으로 축복해 주셨다. 선생님은 나의 고민을 같이 품어주고 들어주셨으며 내게 안정감을 주셨다. 나는 지도자 과정으로 알게 된 선생님과의 이 인연이 이렇게 이어질 줄 꿈에도 몰랐다.
과정이 끝나면 그 요가원에서 수련을 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레 멀어진다. 그렇게 인연이 닿았다가 멀어지면서 서서히 끊어진다. 나 또한 그러리라 졸업작품을 하며 길어진 선생님과의 공백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떤 식으로든 선생님과의 인연은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따뜻한 인사와 포옹을 넌지시 건네며 수련을 함께했다. 다정했던 수련 속에서. 따사로운 햇빛과 오묘한 인센스 향 속에서.
그렇기에 이번 인요가 워크숍뿐만 아니라 다른 워크숍도 들을 예정이다. 요가의 배움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내 속에 내 안에 있는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기에 선생님과의 인연 속에서 나는 요가를 수련하고 요가를 배우는 자로 계속 걸어 나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