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지도자 과정을 하게 된 계기와 과정들
본격적으로 요가 지도자를 꿈꾸기 시작한 때는 요가를 접한 지 5년이 좀 지났을 때였다. 엄마는 생각보다 나와 요가가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으셨고 앞으로 내 삶에 있어서 요가가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셨다. 그래서 원래 고등학생 때부터 다녔던 요가원의 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시고서 '요가 지도자 과정'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다. 본래의 엉망진창이었던 몸을 생각하면, 요가 지도자 과정을 꿈꾸게 될 만큼 나의 몸은 엄청난 발전을 이룬 셈이었다. 비록 원래 다녔던 요가원과 차질이 생겨 결국 다른 곳으로 과정을 알아봐야 했지만 이 '지도자 과정'이 존재하는 걸 안 이상 그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운명의 두 번째 휴학을 하고서 제일 먼저 한 작업은 요가원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어떤 요가원에서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 나을지 결정하는 게 이번 휴학에서 어찌 보면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혹시 모를 나의 외국 진출을 위해 (꿈은 원래 크게 가지는 법이랬다.) '국제 요가 자격증'을 주는 요가원 위주로 검색을 했고 그렇게 요가 얼라이언스 홈페이지에 등록된 요가원들 중 상위로 올라오는 요가원 3곳을 골라 그중 2곳은 직접 방문 상담하러 서울로 가게 되었다.
맨 처음으로 방문한 요가원은 우리나라에서 정말 유명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크고 수강생도 많았다. 아쉽게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원장 선생님을 뵐 수 없었지만 친절한 상담을 통해 점점 마음이 처음 방문한 요가원으로 끌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마음 한편에서 '이왕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남은 한 군데도 가자!'라고 웅웅거렸다. 그리고 나는 이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나머지 한 요가원도 들르게 된다.
신사에 위치한 이 요가원은 부산스러운 길거리에 고고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요가원에 처음 오자마자 나는 익숙하면서 낯선 향기를 느꼈다. 나의 생애 첫 요가원에서 자주 맡았던 향기. 인센스의 향이었다. 그리고 요가원의 분위기 자체가 매우 포근하고 안락했다. 내가 처음 접했던 빈야사 요가를 여기서도 할 것이란 느낌이 바로 왔다. 그리고 요가원 시간표를 확인하고 상담을 받아보니 역시나 빈야사 플로우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방문했던 요가원의 내부를 둘러보면서 이 요가원의 분위기와 인센스의 향이 아주 강렬하게. 그리고 마음속에 짙게 묻어 나왔다. 그렇게 엄마와 나는 열심히 고민한 끝에 두 번째 요가원으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후에 두 번째 휴학을 결정한 것만큼이나 잘 한 결정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나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이유로 휴학을 하게 되었고 미대생이지만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미대를 다니며 그간 느꼈던 점은, '나'를 잃기 쉬운 환경 속에서 '나'를 오롯이 지지하고 버티는 힘은 '나'에게서만 나온다는 점이다. 이 근간이 되는 힘은 한순간에 길러지지도 나타나지도 않는다. 서서히 어느 순간 그 힘이 커져 나를 지탱해 줄 때 즈음 알게 된다. 나에게 그 힘이 되어주는 존재는 '요가'였다.
그리고 이 '경험'이 내게 풍부한 창작의 영감, 원천이 되어줄 거라 나는 확신한다. 아주 많이. 나의 몸의 지성이 일깨워 준 느낌, 생각, 감정들. 이 모든 것들이 내게 있어 새로운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요가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게 되면서 그 이전과는 다르게 요가가 느껴지기도 한다. 내 삶 속으로 요가가 깊이깊이 스며들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요가를 언제부터 접했는가. 그 시점이 나는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내가 미대를 진학한 이후에 요가를 접했다면 운동 정도로만 배우고 몇 번 다니다가 말았을 것이다. 나의 몸은 뒤틀린 채로 경직되었을 것이고 마음도 몸 따라서 굳어서 요가를 회의적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내가 요가를 '처음' 접했을 때의 나는 그랬다.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갖 편견과 부정적인 시선으로 요가를 바라봤고 믿지 않았으니 말이다.
시간이 서서히 흐르면서 나는 요가의 진실성, 힘을 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알게 되었고 깨닫게 되었다. 이 시간을 지금부터 쌓는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내가 걸어온 길을 걷지 못했을 수도 있다. 요가의 좋은 점을 직접 겪고 알게 되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알리고 싶고 내가 먼저 실천하고 싶어졌다. 나의 창작의 삶 속에서 내가 힘들어질 때마다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에 이완과 안정을 가지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다른 미대생들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강하면서, 철학을 알려주시는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우리가 이렇게 이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된 것도. 다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요가를 놓지 않아서. 요가가 주는 힘을 믿어서. 그래서 여러분들께 감사해요. 요가가 가져다준 인연으로 우리가 오늘 이렇게 마주하게 되었으니.
나는 '운명론'을 잘 믿는 편이다. 내가 결국 그림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미대로 진학을 하게 된 것도. 입시를 거치며 '요가'를 일찍 만나 지금까지 계속 해올 수 있던 것도. 모두 다 운명적으로 만나고 계속 해오게 된 것들이다. 앞으로 어떤 운명적인 만남이 도래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선 그 알 수 없는 만남을 활짝 마주할 자신이 있다. 두 팔을 벌려 안아주자. 그 '알 수 없음'에. 그리고 감사하자. 나의 '운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