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매트 위에 수 놓인 땀방울을 기억하며
요즘 AI 가 화두다. 인간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창작의 영역, 예를 들면 음악 작곡이나 그림 그리기 그리고 아이디어 짜기 등 오직 사람들의 창의성으로만 발현될 수 있다 믿었던 영역들이 빠르게 AI에 의해 그 작업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건, 이공계열 중 코딩과 같은 컴퓨터 공학 분야가 현재 대체되기 쉽다고 전망이 나오는 등 그 누구도 방심할 수도, 그 누구도 안심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혼돈의 역사 속에 살고 있다.
나 역시 AI를 활용하여 영어 공부를 하고 좀 더 매끄러운 영어 표현을 추천받는 등 언어 공부에서부터, 시나리오 연출도 같이 의논하고 웹사이트 코딩도 같이 한다. AI와 함께 협업을 하면서 나는 1인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고 그 속에서 나는 '기획자'와 '총괄자'로서, 프로젝트의 모든 중요한 부분들을 내가 담당하고 최종 확인작업을 한다. AI는 나의 든든한 개인비서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바쁜 대학원 생활 중에서도 요가를 수련하며 느끼는 게 있다. 내가 수련하며 흘리는 수많은 땀방울들. 나의 요가 매트 위에 수놓이는 나의 흔적들. 그 수 놓인 땀방울 하나하나가 수련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몰입을 하며 그 순간순간에 '현존'하는지를 짐작케 한다. 요가를 하면서 나는 나의 육체가 얼마나 강인한지를. 말도 못 하는 존재가 얼마나 그 속에서 단단한 힘을 여물고 있는지를 실감케 하는 것에 적잖이 놀란다. 그리고 그러한 육체와 나 자신과의 교감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나의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아이디어를 더욱 멋지게 발휘하게 도와주고,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척척 해결해 주는 AI는 참으로 고마운 비서임과 동시에 나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비친다. 심지어 '돈'이 된다고 했던 '개발자'와 같은 직군들은 이제 재빠르게 AI에 의해 대체되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흐름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걸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나.
한 카이스트 교수님께선 강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가세요."
요지는, '돈'을 보고 직업이나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다기보다 본인이 어떤 일을 하길 좋아하며 계속하고 싶은지를 보며 가라는 뜻이었다. 너무도 재빠르게 변화하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나는 그렇게 보면 참으로 행운아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걱정인데 오히려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가라니. 요가 수련을 통해 흘린 나의 땀방울들을 보며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그리고 AI 가 대체할 수 없는 '나'라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나의 요가 매트 위에 수 놓인 땀방울들이 대신 답해준다.
"나는 요가를 좋아하고, 나 자신과 교감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야."
많은 것들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평생동안 하게 될 존재를 꼽으라면 단연 나는 요가를 택하겠다.
그리고 요가는 나의 육체와 정신이 얼마나 인내심이 있으며 강인한지를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존재다.
나의 땀방울들은 나의 육체에서 나온 것이며, 흘린 노력의 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은 나만이 경험할 수 있고 AI 가 대신 경험해 줄 수 없다.
이러한 '인간다움'과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게 될 AI 시대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며 가꿔나가야 할 미덕이 아닐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요가 수련을 통해 수 놓인 매트 위 나의 땀방울들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