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인이 여름을 맞이하는 법

미국에서의 수리야108배 수련

by 이소연


한국에서 2021년을 보내기 전, 요가원에서 난생처음으로 접했던 108배 수리야를 그 이후 약 4년 뒤인 미국에서 또 접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학교 기숙사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한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그것도 3분 거리에 요가원이 있었고 그곳에서 마침 여름을 맞이하여 108배 수리야 워크숍을 열었다.


108배 수리야는 빈야사 요가 중 한 부분으로 수행하는 태양경배 (수리야나마스카라 A)를 108번 하는 수행을 말하는데 꼬박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 호기롭게 신청했다.


미국 요가원에서의 108배 수리야는 한국에서의 정적인 느낌과 사뭇 다른, 에너지가 넘치면서 절도 있는 느낌의 정적임이 흘렀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지도자 선생님께서 처음엔 자세의 이름을 다 호명하시다가 뒤로 갈수록 들이쉬고 내쉬기만 언급하시다 나중엔 아무런 지시 없이 정적인 상태에서 흘러가는 시퀀스로 이어갔다.


한국에선 선생님께서 묵주로 일일이 하나하나 세어가시며 계속 호명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선 어느 순간부터 아예 아무 지시도 리드도 없는 '공백'이 존재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 몸에서 묵직한 땀방울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나의 얼굴을 덮어버리길래 그냥 눈을 감고서 수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눈을 감았더니 굳이 눈을 뜨지 않아도 나의 몸이 알아서 그 감각을 통해 수련을 하고 있었다. 다른 수련자 분들의 숨 쉬는 소리가 그렇게 리드미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한 음악이 깔린 것도 아닌데 무언가 절제된 그러면서도 단단한 리듬이 존재했다. 그래서 굳이 앞사람을 보지 않아도 숨소리만 듣고 모두와 호흡을 맞춰 수련을 할 수 있었다.


그랬더니 몰입의 경험이 더 깊어졌고, 힘이 들지 않은 채로 나의 숨에 집중하며 흐름을 탈 수 있었다.


굳이 무언가 보지 않아도, 모두의 숨소리를 들으며 나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나가 되는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강렬히 내리쬐는 코네티컷의 오후는 그렇게 108배 수리야와 함께 열정적이었고 약 1시간 동안 나는 나의 미국에서의 첫 수리야 108배 수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도자 선생님께선 9세트씩 총 12번을 하신다고 했는데 1세트가 끝날 때마다 5초 쉬는 시간을 주셨다. 그 5초가 그다지 길지도 짧지도 않았고 적재적소에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깔끔한 휴식이었다 생각한다. 나의 짐작으론 선생님께선 그렇게 108배 수를 세고 계시는 듯했다.


쉽지 않은 108배. 108배 절하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수리야를 108번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것도 계속 끊임없이 1시간 동안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끝나고서 명상에 들어갔을 때, 나는 느꼈다. 나의 몸 안에서 흐르는 이 강렬한 차크라의 기운을. 에너지의 흐름을. 그리고 나의 가빠진 숨을.


나 여기에 존재하고 있구나. 땀을 흘리고 있구나. 이 세상에 현존하는구나.


평소에 느끼던 더움이랑은 차원이 다른, 내면의 온기는 내 몸 전체를 따사롭게 덥혀주고 있었다.


그렇게 요가원 밖을 나서니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기분 좋은 여름바람이 날 맞이해 주었다.



나의 첫 코네티컷 여름맞이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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