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뜨거워 미칠, 핫요가와 빈야사 요가
혼돈과 불같은 과제지옥으로 불태웠던 1학년을 뒤로하고 슬슬 기숙사 입주기간이 끝날 시점. 나는 작년 11월부터 이사 갈 집을 알아봐야만 했다. 다행히 여러 사람들의 조언과 나름 열심히 정보를 얻어 괜찮은 집을 소개받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 아파트 자체가 그 지역에서 제일 저렴한 데다, 위치도 괜찮아서 그 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이 눈독 들이던 경쟁률이 높은 곳이었던 것만 빼면 괜찮았다.
나는 참고로 내가 어디로 이사할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Application 지원서를 넣었고, 전 집주인이 완전히 이사하고서 집이 비워진 뒤에서야 나는 집 구경을 처음으로 할 수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나의 Application 이 다른 사람들보다 빨랐던지, 집주인은 내게 계속 연락을 해왔고 계약이 될 때까지 오히려 집주인의 열렬한(?) 지원을 통해 순조롭게 학교 관련 서류들을 정리해서 보내드리고 계약을 무사히 완료할 수 있었다. 그것이 작년 12월 말부터 올 2월 중순에 있었던 일.
그런데 집에 도착하고서 코 앞에 'YOGA'란 커다란 팻말이 붙여진 간판을 보았고 집을 이사준비하면서 숱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보이는 강렬한 'YOGA' 간판이 잊히지 않았다.
우연히 구한 집 코 앞에 요가원이 있을 수 있나?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나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아, 요가원을 다니라는 신의 계시가 틀림없다.
그래서 속는 셈 치고서 이사준비가 다 끝난 5월에 시험 삼아 Drop-in class를 수강해 보았다. Drop-in 은 별다른 예약 없이, 그날 당일에 바로 요가원 방문하여 수업 듣는 걸 의미한다. 대부분의 요가원들은 이렇게 불쑥 갑작스럽게 방문하여 듣는 것에 대해 관대하며 오히려 이를 계기로 요가원에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처음으로 들어선 그곳은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강렬한 핫요가 특유의 찜질방 같은 열기로 가득했다. 이때까지 요가 수련은 이렇게까지 뜨거운 곳에서 했던 적이 없었기에 나는 강렬한 열기로 이미 땀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주로 하는 요가는 빈야사 요가이지만 근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파워요가'다. 코어와 하체 힘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듯했는데, 처음에 경험했을 땐 정말 열기와 더불어 아찔한 난이도의 고강도 요가까지 합쳐지니 정신이 혼미해지는 듯했다. 마지막 5분의 사바아사나 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고요하게 기절했다.
그런데 이 한 번의 Drop-in class를 듣고 난 후 나의 몸 상태는 정말 가뿐해졌으며, 학교 Rec center에서 간신히 들었던 요가 클래스와 차원이 다른 수련의 깊이를 경험하고서 나는 느꼈다.
'여길 다녀야겠구나.'
그렇게 나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다음 학기 티칭을 준비하며, 개인 공부를 하며 코 앞에 있는 요가원에 다니고 있다. 조금씩 붙는 나의 근력과 조금씩 쪼개지고 있는 근육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하루하루의 수련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지금 이사한 집은 학교와 제법 거리가 있는 편이라 학교 Rec center까지 가려면 조금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내가 이사한 집 바로 3분 거리인 코 앞에 요가원이 있으니. 이건 계속 요가를 하라는 신의 계시라고 믿을 수밖에!
화끈한 여름. 땀범벅이지만 그 뒤에 흘린 땀방울엔 서늘한 여름바람이 서리는 걸 안다.
그렇게 나는 이사한 집 코 앞 요가원에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