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나를 지탱해주는 단단한 사실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요가 수련을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계속 수련을 하기란 여간 마음먹기 쉽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척척 어려운 자세들을 하는데 왜 나는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걸까라고 좌절하기도 쉽다. 요가 수련은 나의 몸에 대해 알아가고, 나 자신과 마주하며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질투, 좌절감으로 점철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요가 수련을 하기 전에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몸은 항상 다르다.'
이 말은 말 그대로 우리의 몸이 항상 같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가 우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흔히 착각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몸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어제 했던 동작이 오늘도 잘 될 것이고 앞으로도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거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유동적이며 항상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개개인의 상태가 다 다른 것처럼 매일의 몸의 상태도 다 다르다. 어제 잘 되었던 동작이 오늘은 잘 안 될 수도 있고 내일은 더 잘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날씨, 마음, 환경의 변화 등등이 우리의 몸을 상당히 변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우리의 감정이 늘 똑같을 수 없듯이 우리의 몸도 늘 똑같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몸은 묵묵히 우리를 지탱해주고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여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러한 사실을 종종 잊은 채 너무 쉽게 말하고 쉽게 대하며 쉽게 상처를 준다. 요가 수련 때 우리는 남들의 화려한 자세를 취하는 것을 부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나의 몸을 계속 들여다봐야 한다. 몸은 우리에게 계속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몸의 어느 부분을 써야 어느 부분이 안 아픈지. 어느 부분을 올바르게 써야 후굴, 전굴 동작이 더 잘 되는지를 말이다.
요가 철학을 알려주셨던 나의 선생님께선 '몸의 지성'이란 것을 종종 말씀해주셨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한 존재이고 머리로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알려준다고 말이다. 나는 철학을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이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남들보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요가 동작 (아사나)을 취하는 실력이 떨어진다는 걸 잘 알았기에 그저 꾸준히 열심히 배로 요가원에서 수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수련을 하다 보니 조금씩 그 말의 의미를 알 것만 같았다.
매일의 수련이지만 매일의 몸이 다 다르며 몸이 내게 일깨워주는 감각이 다 달랐다. 아드호 무카스 바나 아사나 (다운 독 자세)를 할 때 어느 날엔 허벅지 뒷면이 시원했다가 어느 날엔 뻐근하면서 피기 힘든 날도 있었다. 그리고 몸이 조금씩 더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들 또한 더욱 세분화되었고 한 가지 감각만으론 묘사하기 힘든 다채로운 느낌들이 내게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아사나를 잘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에서 점차 나의 몸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계속 나의 몸이 알려주는 새로운 느낌, 감각에 집중하면서 오롯이 수련 시간에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갈 수 있었다.
요가에서 '아사나'는 요가를 이해하는 좋은 '도구'이다. 그 자체를 완벽하게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요가엔 어려운 아사나들이 존재하며 그 자세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에 쉽게 사로잡혀 몸을 혹사시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 아사나를 '완벽하게', '잘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 매일의 나의 몸이 다르고 매일의 아사나의 느낌이 다르다는 걸 안다면 어느 하나를 내가 통달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몸이 내게 말해주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몸의 지성에 감사하며 나에게 집중하는 수련의 시간이 쌓일수록 몸은 그 시간의 양에 응해준다. 몸으로 익힌 지혜는 몸이 기억을 하기에 내가 머리로 애쓰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여 저절로 움직여 준다. 머리로 따라갈 수 없는 몸의 신비로운 작용인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자꾸 만나고 그 속에서 얻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단순히 요가원에서 몸을 움직이는 요가 수련에서 나의 몸이 내게 일깨워주는 지혜의 시간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남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에 집중하면 나의 몸이 매일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지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