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은 나의 안에 있다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곧 '집'이 되게 하라

by 이소연

어느 날의 수련은 평소와 다를 바 없던 수련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날에 철학 선생님께선 이번 하반기 때 지도자 과정을 수강 중인 한 학생 분의 에세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꽤 묵직하고 여운이 짙었다. 본인이 스스로 계속 생각하고 깨닫지 못하면 절대로 나오지 못할 그런 이야기였기에. 그리고 계속해서 요가의 길을 나아가면서 명심하고 떠올려야 할 중요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란, '내'가 곧 '집'이 되게 하라였다. 굵게 짧게 이야기하자면 그런 거였다. 우리는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집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그리고서 밖으로 나서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우리가 유일하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집. 하지만 우리 자체가 그러한 편안함을 가진 '집'이 되면 내가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그것이 곧 자존감이자 나에 대한 사랑이 된다. 내가 나와 함께하므로 편안하니까. 그래서 편안함은 외부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요가를 오래도록 수련을 하더라도 결코 단번에 깨우치질 못 할 그런 중요한 이치, 철학을 이 분은 3개월 만에 깨달으신 거였다. 철학 선생님께서도 스스로의 마음과 태도를 다시 성찰하시게 되었다고 했다. 이 분의 묵직하고도 고요한 깨달음은 그날 이 이야기를 들으신 모든 선생님들에게도 또 다른 영감을 주었을 터이다. 나 또한 이 좋은 이야기를 잊지 않기 위해, 이렇게 글로 남기려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요 근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 있었다. 좋은 일은 내 주변 좋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일을 마치고 있다는 것. 나쁜 일은 잊고 싶은 사람의 근황을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는 것. 그러나 지금의 나로선 좋고 나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무던하게 넘기려 노력하고 있다. 내가 내적으로 단단해지고 믿음이 있어야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쉽게 그 일에 휩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내적의 단단함은 곧 나의 편안함이 되어준다. 그것은 오로지 내 '안'에 있고 내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참 그 순간에 여러 감정들과 생각이 교차했던 것 같다. 어떻게 그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그런 깊이 있는 통찰을 하셨을까. 그분의 솔직함과 자기애가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나도 어쩌면 나의 편안함의 근원을 밖에서 찾아보려고 했을지 모른다. 요가를 하면서도, 요가를 하지 않으면서도. 나의 시선은 항상 밖에 머무를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명상을 할 때 되어서야 비로소 내게 시선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역시나 명상을 하는 시간도 짧았다. 하지만 진정한 편안함은 나의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번 2021년이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게 된지도 3개월이 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론 앞으로의 나날이 기다려진다. 이번 연도 요가와의 만남은 나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미 나와 요가는 함께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아마 요가의 길을 걸어가면서 또 다른 고난과 역경을 만날지도 모르고, 나의 편안함을 나 스스로에게서 가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고 할 수도 있다. 인정한다. 나는 그러한 사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요가적 성찰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렇게 기록하고 스스로 깨닫고 되새기면서 요가를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언젠가. 나도 다른 이치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도 이번에 큰 깨달음을 얻지 않았던가.



이때까지 저는 저를 혼자 방치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어요.
아, 내가 외로웠겠구나.

그동안 너무 외로웠겠구나. 저는 저와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그게 너무 슬펐어요. 그래서 이제 함께하기로 결심했어요.



'나'와 함께 있어주지 못한 것을 알아차리기. 그리고 '나'와 함께하기. 그것이 곧, '나'에게서 찾는 편안함.

'내'가 곧 편안함의 '집'이 되는 것이리라. 다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결국엔 관통하는 진실은 통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요가를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가를 하면서 내 안에서 얻는 것도 많지만, 그와 더불어 다른 이의 생각도 같이 공유받는다. 그 요가적 대화가 너무나도 좋다. 그리고 그 말 하나하나가 스며드는 느낌이다. 나의 편안함은 곧 나의 안에 있음을 깨닫기. 그리고 내가 어디에 있던, 내가 곧 편안함이라.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 자체가 편안한 집이 되기. 나와 함께하기. 나에 대한 자존감과 사랑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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