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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연 Mar 25. 2022

'나'의 이야기를 말하기

프리 프로덕션(2) - 이야기의 '본질'을 찾아라

프리 프로덕션 - 메인 프로덕션 - 포스트 프로덕션


스토리, 콘셉트, 캐릭터 등의 본 제작에 필요한 설정들을 제작하는 과정인 프리 프로덕션 이야기입니다.


요가원을 참고로 하여 그려본 요가원 내부 수련실 콘셉트 아트


이번 주 월요일에 교수님께 첫 스토리 컨펌을 받았다. 그리고 교수님께선 내게 뜻밖의 물음을 던지셨다.


"그래서 '직선의 나'와 '곡선의 나'는 각각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래서 나는 요가를 하기 전의 나와 요가를 한 후의 나의 모습이라고 설명을 드렸다.

하지만 교수님께선 단호하셨다.


"겉의 변화가 아닌 내면의 변화 즉 본질을 묻고 싶은 거야."


나는 그 피드백을 듣는 순간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나는 수업 이후에 '나'라서 빠져버린 함정을 알아차렸다.

'나'의 이야기니까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자만심에 빠져서 핵심을 놓치고 있던 것이다.

요가를 하기 전의 나는 어땠고, 그래서 요가를 한 후의 나는 어떤 내적 변화가 생겼는지

겉의 변화뿐만이 아닌 속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런 심오한 내용까지도 교수님께선 바라고 계셨다.


"어... 저... 이건 저의 자전적인 이야기인데요."


"그렇지. 그럼 요가를 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말할 수 있겠어?"


"저는 요가를 하기 전엔 '제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는데요, 

요가를 한 후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이건 네가 제시한 '성장'이란 콘셉트에 따른 '자아'를 찾는 이야기인 거구나."


그렇게 교수님께선 조금 더 명확하고 깊은 이야기로 이끌기 위한 소통을 계속해주셨고,

나는 '직선'과 '곡선'의 캐릭터를 '자아'를 찾기 전의 모습과 '자아'를 찾은 모습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자아'라는 가치를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선 다시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찬찬히 '나'에 대한 리서치를 다시 했다.

요가 지도자 과정을 밟으면서 썼던 에세이들과 브런치에 썼던 요가 글들 그리고 나의 요가 수련 일지까지.

천천히 곱씹으며 읽었더니 결국 한 가지로 통하는 것이 있었다.


'나'와 함께하기 그것은 곧 '나'에 대한 사랑이다.


저녁일 때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본 다른 콘셉트


그렇게 스토리에 '내면'의 이야기까지 넣어 발전시키다 보니 캐릭터 또한 '나'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설정하는 것이 맞겠다 싶어 캐릭터 디자인 또한 갈아엎었다.

이미 브런치에 그림일기 연재용으로 만들어둔 '나'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에

직선의 딱딱함과 곡선의 부드러움이란 특성을 부여하여 조금씩 고쳐 디자인을 진행했다.


처음엔 직선과 곡선이란 설정에 맞게끔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갔지만 결국 깊은 이야기까지 들어가다 보니

'나'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사람형 캐릭터로 바뀌었다.

그러나 직선과 곡선이란 키워드와 콘셉트는 끝까지 밀고 갈 예정이다.


왜냐하면 '직선'과 '곡선'이 지난 1년간의 지도자 과정을 밟으면서 받았던 가르침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었고 수련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본연의 곡선을 찾아가고 그를 통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요가를 하며 깨달은 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면의 이야기를 넣으면서 나는 매우 중요한 사실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선의 '나'는 움직임이 제한적이고 내면의 마음 또한 제한적이다.

그래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없고 계속 외면한다.

하지만 곡선의 '나'는 움직임이 다양하고 무한하며 내면의 마음 또한 무한하다.

그렇기에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이 변해가면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힘과 여유를 갖게 된다.

그렇게 '나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다시 요약을 하자면, 

'나'와 함께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자아를 발견하지 못 한 직선의 '내'가 

요가를 통해 그런 자아를 발견한 곡선의 '내'가 되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이야기의 발전이 이뤄졌고 더불어 콘셉트 디자인 또한 많이 바뀌게 되었다.

내면의 시각화와 그에 따른 표현 기법들 등등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번 주 토요일 발표 이후, 콘셉트 디자인과 캐릭터 디자인 컨펌이 이뤄진다.

1차 발표 준비로 지난주에 매우 바빠 미처 브런치 글을 올리지 못했으나 

그래도 시간을 틈틈이 내어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스토리가 완전히 픽스되고 나면, 그다음부턴 시각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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